대웅제약이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에서 기존 비만약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대웅제약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CPHI Worldwide 2024(CPHI)'에서 장기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를 처음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비만약 '위고비' 성분이다. 대웅제약에서 개발중인 제품은 한 달에 한 번 맞는 비만치료제다. 세마글루타이드를 서서히 방출해 한 달 동안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이전에 공개된 비만약은 매일 혹은 주 1회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대웅제약은 의약품을 패치제로 바꾼 마이크로니들 기술도 선보인다. 피부 깊숙이 약물을 주입하는 주사제는 약물을 확실하게 몸 속으로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통증 관리가 힘든 데다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미세침으로 구성된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하면 주사 형태에서 벗어나 공포감을 없애주는 데다 병원 방문 횟수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상용화에 도전했지만 피부 미용 패치 외엔 아직 성공한 제품은 없다는 게 대웅제약 측의 설명이다.
대웅제약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는 가압 건조 공정과 완전밀착 포장 등을 접목한 마이크로니들 기술인 '클로팜(CLOPAM)'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오염되기 쉽고 약물을 균일하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마이크로니들의 단점을 모두 극복했다는 평가다.
가로 세로 1㎠ 면적에 100여개 미세한 바늘이 분포한 패치 형태로 바늘이 몸 속에서 녹으면서 약물을 방출하는 용해성 제제다.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성장호르몬 마이크로니들 패치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생물의약품 용해성 마이크로니들로는 국내 첫 사례다.
대웅테라퓨틱스는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당뇨·비만 치료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를 활용한 신경계 치료제 등에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PHI를 통해 혁신신약 펙수클루와 엔블로를 알렸다. 1조원 매출 제품 탄생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번 박람회에서 환자 편의를 대폭 개선한 대장정결제(DWRX1010)도 공개했다. 크기가 작은 '미니 알약' 형태로 목 넘김이 편해 대장내시경을 준비하는 환자들이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도영 대웅제약 글로벌사업센터장은 "올해로 CPHI 참가 10년인데 이제는 원료와 완제에 더불어 소비자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시대"라며 "신약과 새로운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면서부터 매년 대웅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그는 "기존 펙수클루·엔블로 성과에 이어 혁신제제 기술을 적용한 품목으로 조단위의 블록버스터를 양성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대웅제약이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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