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부산에 수출 전용 공장을 설립하고, 유럽을 비롯해 남아메리카·아프리카 등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어디서나 농심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농심은 최근 K라면 수출이 호조를 보이자 새로운 수출 생산기지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 개의 라면을 만들 수 있는 수출 전용 공장을 짓는다. 2026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기존 부산공장 생산량을 더하면 2026년 하반기부터 연간 10억 개에 달하는 수출용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농심의 신규 공장 설립은 최근 전 세계적인 K라면 열풍과 맞닿아있다. 앞서 농심은 신라면, 너구리 등 K라면 수출 물량이 매년 급증하자 2023년과 2024년에 부산공장 라인을 잇달아 증설했다. 이번 녹산 수출 공장엔 초고속·최첨단 생산라인 3개를 우선 설치한 뒤 향후 8개까지 증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한다. 내년 초 유럽 판매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성장 잠재력을 갖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북미에서는 올해 설립 2주년을 맞은 농심 미국 제2공장의 증설을 통해 ‘제2의 도약’을 노린다. 농심은 현지에서 용기면 수요가 증가하자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을 가동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연간 생산량이 8억5000만 개에서 10억1000만 개로 20% 늘어난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증설을 통해 신라면, 육개장 등 기존 브랜드는 물론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볶음 타입의 제품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올해 유럽 대형유통업체 ‘르끌레르’와 ‘까르푸’에도 공식 입점했다. 이를 계기로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서남부뿐 아니라 스웨덴·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도 유통망을 강화할 예정이다.
올여름 파리올림픽 기간에는 까르푸 매장에 신라면 팝업스토어를 열어 주목받았다. 경기장, 에펠탑 등 주요 거점 근처에 있는 까르푸 매장 5곳에서 즉석조리 ‘한강라면’ 시식 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K라면의 맛을 알렸다.
농심 관계자는 “올 하반기 내에 독일 리들, 덴마트 샐링 그룹 등 현지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을 확대하고, 까르푸가 진출한 동·남유럽 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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