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추가 인상 없다" 선긋기

입력 2024-10-09 14:40   수정 2024-10-09 14:46

이 기사는 10월 09일 14: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인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의 가격 경쟁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추가적인 가격 인상 경쟁을 벌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단 이유에서다.

MBK파트너스는 9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나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에 상관없이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에 각각 주당 83만원, 3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MBK와 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한 차례 올린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83만원까지 재차 끌어올렸다.

MBK파트너스는 “각 회사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며 이미 기존 주주들에게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해 드리는 가격”이라며 “현재의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의 가격 경쟁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최윤범 회장이 추가로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경우 배임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이 자신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회사 자금을 추가로 집행하면 회사에 끼치는 손해가 커져 배임 가능성이 생긴다 게 MBK·영풍 연합 측 설명이다.

앞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MBK·영풍 연합은 법원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추가적인 가격 경쟁으로 인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 볼 수만은 없다”며 “오히려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재판에서 반드시 승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입 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되는 것을 방지하고, 고려아연이 투명한 지배구조 하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임직원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MBK는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기존 전문경영진을 교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전문경영진을 포함한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임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고려아연을 중국으로 매각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MBK는 “중국으로의 매각이나 기술 해외 유출, 국내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 등 고려아연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가지는 역할을 저해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려아연이 국가기간 산업으로서 대한민국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병화/박종관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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