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탄핵 얘기한 적 없어"…韓 "우겨봐야 구질구질"

입력 2024-10-09 18:04   수정 2024-10-10 00:53


10·16 재·보궐선거를 1주일 앞둔 9일 여야 지도부가 일제히 부산 금정을 찾았다. 야당은 ‘정권 심판론’, 여당은 ‘일꾼론’을 앞세워 유세에 나섰다.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은 부산 금정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를 지원했다. 야권 단일화 이후 첫 방문이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금정을 위해 누가 일할 수 있는지 정하는 선거”라며 “정쟁이나 정치싸움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선거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부산시장도 (보유하고) 있어 (윤 후보 공약을) 해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를 ‘윤석열 정권 심판대’로 정의했다. 금정구 중앙대로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이 대표는 “국민이 총선에서 강력히 심판했는데도 이 정권은 생각을 바꾸기는커녕 더 심해지고 있다”며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두 번째 심판 기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사람을 자꾸 쓰면 주권자에게 충실하지 않다”며 “이번에는 바꿔서 일단 써보시라”고 말했다. 금정구가 전통적으로 야당 열세 지역이라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두 사람은 이날 대통령 탄핵 시사로 해석되는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맞붙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대리인을 뽑되 감시해서 잘못하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도저히 임기 내에 못 견딜 정도면 도중에 그만두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당연한 원리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부처 눈에는 부처만,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탄핵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여당은 내가 그 얘기를 했다고 우긴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말해놓고 잘못된 말이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툭툭 털어버리는 것이 이 대표다운 것 아닐까”라며 “우겨봐야 구질구질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해 여권의 반발을 샀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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