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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추진 속도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면서 중국 증시가 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증시의 CSI300 지수는 7.1% 폭락하면서 11일간의 상승 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전 날 10% 하락한 후 또 다시 1.5% 하락했다.
주식이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돌아오면서 중국 국채가 급등했다. 30년물 선물은 0.8% 상승했고 현물 시장의 기준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중국 대기업의 미국주식예탁증서도 9일 오전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소매업체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은 각각 2.8%와 4.3% 하락했다. 기술 회사인 바이두는 2.9% 하락했으며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니오는 2.4% 떨어졌다.
CSOP 자산운용의 투자책임자인 왕이는 “투자자들은 경기 부양책이 기업 수익 개선, 더 나은 거시경제 데이터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을 원하지만 기대와 경제현실 사이에 시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중국이 2024년 성장목표 달성을 위해 어느 정도의 재정을 지출할 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HSBC홀딩스등은 2조위안(약 380조원)의 경기부양책을 예측하는 반면 시티그룹은 3조위안(570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롬바르드 오디에의 수석 거시경제 전략가 리호민은 "이 달 말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디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구체적 플랜을 제시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주간 연휴 기간의 지출 패턴으로는 여전히 소비자 심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광객들은 금주 7일에 끝난 일주일간의 연휴 동안 2019년보다 10.2% 여행을 더 많이 했지만 지출은 7.9%만 증가해 팬데믹 이전 휴가 때보다 적게 지출했다.
중국 주식에 대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급등하면서 시장 하락시 더 큰 폭락 위험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거래소와 선전 거래소의 미결제 증거금 부채는 8일 기준으로 1조 5,400억 위안(293조원)으로 증가해 9월 30일 마지막 거래 세션 대비 7.4% 증가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주식에 대해 선별적인 선택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 있는 브랜디스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펀드매니저인 루이 라우는 "보험,가전제품, EV배터리,EV자동차 등 그간 매수가 집중된 부문에서 이익을 실현할 때"라고 말했다. 대신 인터넷,스포츠웨어, 마카오 게임 부문,식음료,관광업의 가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애버딘의 중국 주식 책임자인 니콜라스 여는 "향후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주식 선택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자신들은 “장기적으로 경제에 핵심부문인 소비재 등에 대한 매수 관점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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