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2025년부터 선심이 사라진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윔블던을 개최하는 올잉글랜드 클럽이 2025년 대회부터 인공지능(AI)으로 판정하는 라인 콜링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고 10일 보도했다. 2025년 예선 경기장부터 본선이 열리는 18개 코트에 모두 라인 콜링시스템이 도입돼 1877년 창설된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147년 만에 선심이 사라지게 됐다.
올잉글랜드 클럽은 올해 전자 판독을 시험했으며 해당 기술을 실전에 적용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판정의 정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치라고 게 클럽 측 설명이다.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는 호주오픈이 2021년, US오픈은 2022년부터 선심 없이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은 공이 지나간 자국이 코트 바닥에 남기 때문에 전자 판독 시스템을 TV 중계 등에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주심인 체어 엄파이어는 일단 그대로 경기를 관장하게 된다. 하지만 영국 BBC는 체어 엄파이어도 언제까지 코트에 남게 될지 모르는 처지라고 했다. BBC는 윔블던 심판은 하루 200파운드(약 35만원) 이상 벌 수 있었다며 대회 경비를 다소 줄일 수 있겠지만 비디오 판독관이나 경기 진행 요원이 더 필요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테니스 심판협회는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기는 하지만 윔블던 전통 가운데 하나가 끝나는 일이기 때문에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세계 스포츠계는 올잉글랜드 클럽의 이번 결정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오랜 역사로 '귀족 스포츠' 이미지가 강한 테니스판에서도 윔블던은 고집스럽게 보수적 성향을 띄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 선수들이 화려한 색상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데 제재를 가하지 않는 데 비해 윔블던은 아직도 유니폼은 물론 신발, 양말, 손목밴드 등을 모두 흰색으로 통일하고 경기에 임해야한다. 한편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도 2025년부터 선심을 없애고 전자 판독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송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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