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중단돼 왔던 인천~백령도 대형여객선 운항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운항 사업자를 구하지 못한 인천시와 옹진군은 여객선을 자체 건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서해 최북단 지역인 백령도를 비롯해 대청·소청도 주민의 해상교통 불편 해소와 이동권 확보를 위해 2030년 취항을 목표로 인천~백령 항로에 투입되는 대형여객선을 직접 건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현재 인천~백령 항로에는 1600t급 코리아프라이드호와 500t급 코리아프린세스호가 운항하고 있다. 두 선박 모두 차량 탑재가 불가능해 주민들은 수산물 운송 및 화물차량 탑재가 가능한 대형 카페리선 도입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대형여객선은 최소 2000t급 이상이어야 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옹진군은 기존 운항하던 하모니플라워호의 선령 만료(2023년 5월)에 대비해 2020년부터 아홉 차례에 걸쳐 민간 선사를 대상으로 대형여객선 도입을 추진해 왔으나 무산됐다. 협상 대상자의 미흡한 자금조달이나 해당 기관과의 운행 시간대 조율 협상 실패 등이 원인이었다.
옹진군은 최근 올해 7월 8일 우선협상대상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했으나 사업자의 협약 포기 통보로 협약이 파기됐다고 발표했다.
시는 선박 건조와 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서해 5도 지원 특별법 개정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천의 해운업계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대형여객선 직접 건조에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 용역, 중앙정부의 심의, 각종 행정 절차, 선박제조업체 선정, 운항 주체 선정 등 넘어야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시의 계획대로 2030년에 취항을 해도 최소 6년 동안은 인천~백령 노선을 이용하는 관광객과 주민들의 불편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지자체가 백령도행 대형 여객선을 직접 건조해 운영하게 되면 다른 섬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덕적도 등 다른 섬의 카페리도 노령화로 퇴역하게 되면 백령도 방식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인천 해운업계 관계자는 "시가 직접 건조해 2030년 취항시키겠다는 계획에 대한 백령도 주민들의 수용 문제, 울릉도 등 다른 지역들도 인천 방식을 요구할 때 정부의 대처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아 쉽지 않은 정책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대형여객선의 직접 건조를 검토하기로 했다"며 "옹진군은 연내에 사전 자체 타당성 조사 준비를 위한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와 중앙 투자심사 등 사전 행정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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