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계속" vs "펀더멘털 우려 여전"…LG엔솔 두고 엇갈린 전망

입력 2024-10-10 08:50   수정 2024-10-10 08:58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증권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를 소폭 웃돈 상황에서 2차전지 업황이 회복돼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견해와 모멘텀(상승 동력) 대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대립하고 있다.

10일 NH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54만원,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유안타증권도 목표주가 53만1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현재 주가 43만6500원에 비해 20% 이상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매수 판단의 근거는 양호한 실적이다.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잠정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129.5% 증가한 4483억원으로 시장 예상치 4200억원을 소폭 웃돌았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분을 제외하면 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11.6% 증가한 6조87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판매가가 하락하고, 판매량도 줄었지만, 미국 얼티엄셀즈 가동률이 높아지며 매출과 이익 규모가 커졌다"며 "GM의 험머 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늘었고, 쉐보레 에퀴녹스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공급하며 공장 가동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티엄셀즈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 법인이다.

배터리 업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업황의 바닥은 상반기 이미 지났다"며 "4분기 GM의 일시적인 재고조정이 예상되지만, 테슬라, 유럽 시장,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반등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내년 2차전지 업황은 유럽 이산화탄소 규제 및 보조금 부활, 기준 금리 인하, 미국 대선 효과로 회복될 것"이라며 "2026년엔 저가 차량 출시가 늘어나며 배터리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여전히 고평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은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43만원을 제시했다.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보다 1.5% 낮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셈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경쟁업체의 주가가 오른 것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39만원에서 43만원으로 올렸지만, 모멘텀 대비 펀더멘털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합장 공장의 제조 이익과 AMPC가 지배주주 순이익에서 차감돼 내년 지배주주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9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높은 시장 기대치도 부담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 2차전지 반등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시장 기대치는 부담"이라며 "연말 재고 조정, AMPC 전망치 하향 가능성, 메탈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하면 실적 추정치가 내려갈 요소도 남았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벤츠에 2028년 1월부터 2038년 12월까지 10년간 50.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약 63만 대에 들어가는 분량이다.

이번 계약에 대해 권 연구원은 "테슬라 외 신규 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기에 추가 수주 모멘텀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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