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데 편의점에서 술을?…구멍 뚫린 '스마트오더'

입력 2024-10-10 15:26   수정 2024-10-10 15:26


온라인에서 주류를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는 '주류 스마트오더'가 미성년자의 주류 구입수단으로 오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제공하는 9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2020년 4월 개정된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는 스마트오더로 구입한 주류는 주문자 본인이 직접 수령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미성년자의 대리 수령 등을 막기 위해서다.

조사 대상 사업자들도 모두 주류 수령 시 신분증을 준비할 것과 주문자 본인의 직접 수령만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원의 현장 조사 결과 매장에서 수령자의 신분증을 확인한 곳은 보틀샵, 와인그랩, 홈플러스 주류이지픽업 등 3곳에 불과했다.

데일리샷과 달리, 와인25+, CU바, 이마트24주류픽업, 세븐일레븐주류픽업 등 나머지 6곳은 관련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들 사업자가 주문자에게 제공하는 교환증은 갈무리 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형태다. 때문에 매장의 신분증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성년자가 마음대로 주류 스마트오더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고 성인 인증 없이 주류 상품명과 가격을 볼 수 있게 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구매 취소도 쉽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비자는 7일 이내에 스마트오더로 구매한 주류의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그러나 세븐일레븐예약주문은 단순 변심의 경우 7일 이내 청약 철회까지 불허해오다 소비자원의 시정 권고를 받고서야 이를 개선했다.

데일리샷과 와인25+, 세븐일레븐예약주문, 이마트24주류픽업, 와인그랩 등 5개 사업자는 제품에 하자가 있을 시 청약 철회 기한과 방법, 절차 등을 안내하지 않아 소비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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