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여력 비율 일제히 하락…건전성 '빨간불' 켜진 보험업계

입력 2024-10-10 18:03   수정 2024-10-11 01:12

보험회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형 보험사의 킥스 비율이 일제히 하락하고, 중소형 보험사 중에선 금융당국 권고치를 밑돈 곳도 속출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등이 맞물리면서 내년까지 킥스 비율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을 공시한 22곳의 생명보험사 가운데 16곳의 수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는 19곳 중 12곳의 킥스 비율이 악화했다.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은 작년 말 218.5%에서 6월 말 201.5%로 내렸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183.8%→162.8%)과 교보생명(193.8%→161.2%·경과조치 적용 전) DB손해보험(233.1%→229.2%) 현대해상(173.2%→169.7%) 등도 일제히 건전성이 나빠졌다.

중소형사 중에선 킥스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150%)와 법정 기준(100%)을 밑돈 곳도 있었다. 킥스 비율은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나타낸 지표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보험사가 소비자 보험금을 온전히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킥스 비율이 법정 기준을 밑돌면 경영개선권고 등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문제는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킥스 비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먼저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시장금리 하락 시 보험사의 자본은 줄고 부채는 증가한다. 킥스 비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할인율 제도 개선이 예고된 점도 걱정거리다. 당초 계획대로 내년부터 최종관찰만기를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하면 보험사 킥스 비율은 급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보험업권이 건전성 악화와 성장성 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이날 열린 ‘2025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내년 보험업계 초회보험료가 전년 대비 9.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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