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세계 첫 고출력 '암모니아 엔진' 개발

입력 2024-10-10 17:43   수정 2024-10-11 01:27

HD현대중공업이 항공 엔진 구동 시스템인 ‘고압 직분사’ 방식으로 움직이는 암모니아 엔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디젤 엔진보다 탄소 배출량이 90% 이상 적어 친환경 선박 시장을 잡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일 ABS(미국), DNV(노르웨이), LR(영국), BV(프랑스), RINA(이탈리아), NK(일본), KR(한국) 등 7개국 선급으로부터 ‘힘센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에 관한 형식 승인 시험을 완료했다고 10일 발표했다. 2022년 개발을 시작한 지 2년6개월 만이다. 형식 승인은 선급이 선박을 실증할 때 시행하는 최종 검사 단계다.

HD현대중공업은 승인을 통과한 만큼 암모니아 엔진을 상용화하는 데 본격 나서기로 했다. 고객사가 원하면 고압 직분사 암모니아 엔진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이 엔진은 암모니아 운반선(VLAC)은 물론 일반 컨테이너선의 발전 및 추진용 엔진으로 사용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엔진을 육상 발전업체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암모니아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공기를 압축하고 압력을 높인 뒤 암모니아 연료를 분사하는 고압 직분사 방식이라는 점이다. 항공기 엔진에 적용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 시스템으로 암모니아 엔진을 개발한 것은 HD현대중공업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효율이 높은 고압 직분사 방식을 채택한 덕분에 기존 디젤 엔진보다 연료를 덜 소모하면서도 출력은 더 높다.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도 디젤 엔진보다 90%가량 적게 나온다.

그동안 엔진 개발업체는 낮은 기압에서 암모니아 연료와 공기를 미리 섞어 압축해 연소하는 ‘저압 예혼합’ 방식을 썼다. 온도와 압력이 낮은 탓에 암모니아가 불완전 연소하다 보니 효율이 낮고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연료 분사 시점을 최적화하는 식으로 암모니아 연소율을 높였다. 여기에 선택적 촉매환원장치(SCR)와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를 적용해 암모니아 연소율을 더 끌어올렸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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