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와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는 상대를 향한 공격 수위를 높이며 기선 잡기에 나섰다. 특히 ‘평가’와 ‘경쟁’, 그리고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을 두고 날선 주장을 주고받았다.
이날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서울교육감 후보 기자회견에서 조 후보는 조 전 교육감에 대한 비판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조 전 교육감의 범죄 행위에 따라 세금 560억원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치러지는 것”이라며 “지난 10년은 서울 교육의 어둠의 시기였으며, 이를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 후보는 조 전 교육감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 후보가 폐지를 주장하는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심각한 규제로 교사들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는 현재 일반 학교에 비해 교육 과정이 자유롭다”며 유지 의사를 밝혔다.
조 후보가 정 후보와 가장 큰 이견을 보인 부분은 ‘평가’였다. 조 후보는 ‘평가 전성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초등 진단평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 과학적인 교육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사와 학교에 대한 평가도 강조했다. 교육청 산하에 ‘학교 평가청’을 구성해 공교육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방과후 학교에서 선행 학습을 허용하기 위해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는 “방과후 교실에서만이라도 1년 정도 선행 학습이 가능하게 해야 사교육을 잠재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진단평가에 대해 “일률적인 평가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그는 “학력을 진단할 때 지필고사보다 수행평가 방식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평가 대상으로 전락해선 안 되며 잠재력을 찾게 도와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학생들의 학습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학습진단치유센터를 구별로 설치하고, 맞춤형 처방을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9일 투표용지 인쇄를 마친 가운데, 보수 진영의 윤호상 후보와 진보 진영의 최보선 후보도 이름을 올렸다. 2022년 출마 당시 5.3%를 득표한 윤 후보는 이날 완주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유치원 및 방과후 학교 예산을 대폭 늘려 학부모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후보는 교육 일자리 1만3000개를 창출하고, 교육 취약 계층을 위한 지원 기금 1조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는 11~1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뤄진다. 유권자는 서울 지역 모든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본투표는 오는 16일 치러진다. 이날은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