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관계 격상에 따라 그동안 경제·사회·문화 분야에 집중된 협력 관계를 정치·안보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한·아세안 첫 국방장관 대면회의 개최와 사이버 안보 협력이 대표적이다. 또 ‘한·아세안 싱크탱크 다이얼로그’ 출범, 아세안 출신 학생 4만 명 연수 등 경제·사회·문화 협력도 확대한다. 이번 파트너십은 한국에도 의미가 크다. 아세안은 한국의 2대 교역국이자 2대 투자 지역이다. 6억7000만 명의 인구를 지닌 성장 유망 지역이자 자원이 풍부하고 저출생·고령화 시대 노동력 공급원 역할도 크다. 남중국해 등 주요 해상 교통로로서의 전략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다. 한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다.
특히 아세안은 중국과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얽혀 있으면서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한다. 그래서 역내 세력 균형을 중시한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쿼드 국가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배경이다. 여기에 한국이 가세한 건 아세안이 한국의 경제력뿐 아니라 정치안보 역량도 높이 보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과 아세안이 공동성명에서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도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제도 많다. 한 싱가포르 싱크탱크에 따르면 아세안 여론 주도층이 인식하는 한국의 영향력은 미국이나 중국은 물론 일본, 호주, 인도에도 한참 못 미친다. ‘대안적 파트너’를 묻는 말에 일본을 꼽은 응답이 30%에 육박하고 호주와 인도도 10% 안팎인 데 비해 한국은 5~6%대에 그친다. 아세안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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