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도 우리나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규제를 보면 울고 갈 겁니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 규제를 완화하는 벤처기업육성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설득하겠다”며 법 개정 의지를 보였다. 자신은 국방위원회 소속이고 벤처기업육성법 개정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관이 만큼 ‘원정 설득’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은 비상장 벤처기업의 스톡옵션 지급 대상을 임직원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보유한 사람’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시행령을 통해 ‘전문성을 보유한 사람’을 의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연구원 등 전문직종 종사자로 규제한다. 박 의원이 개정안 발의 제안 설명에 “스티브 잡스가 (국내 비상장 벤처기업의) 자문역으로 와도 스톡옵션을 줄 수 없다”고 쓴 이유다.
박 의원이 낸 개정안은 스톡옵션 지급 대상을 나열하는 ‘포지티브 규제’ 대신 대상을 일단 다 풀어주고 지급하면 안 되는 대상을 열거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는 내용이다. 박 의원은 “벤처기업의 사업 아이디어가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가한테서만 나온다는 법은 없다”며 “평범한 사람도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벤처의 성공에 기여했다면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규제를 풀면 스톡옵션이 기여도 하지 않은 오너의 친인척들에게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부적절한 스톡옵션 지급은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에게 스톡옵션 지급 자체를 막아놓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벤처 창업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획기적이고 혁명적인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재영 기자/사진=이솔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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