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한 저가항공사(LCC)가 여성 승객들의 복장을 문제 삼아 출발 직전 강제 하차 시켰다.
9일(현지시간) 미국 지역매체 KABC 등에 따르면 스피릿항공 승객 테레사 아라우조와 그의 친구가 '배가 드러나는 크롭톱'을 입었다는 이유로 비행기에서 쫓겨났다.
사건은 지난 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국제공항에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발생했다. 남부 캘리포니아 출신인 두 여성이 탑승해 좌석에 앉았을 때 한 남성 승무원이 이들의 복장을 지적했다.
당시 그와 친구는 크롭톱 위에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으나, 기내가 더워 가디건을 벗은 상태였다. 이때 승무원이 다가와 "(신체 노출을) 가려라. 뭔가를 입으라"고 요구했다.
아라우조와 친구는 항공사의 복장 규정을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승무원은 이를 거부했다. 아라우조는 "승무원이 우리를 계속 나쁘게 대하면서 왜 내쫓으려는지에 대한 이유도 말하지 않았다"며 "다른 승객들이 가세해 우리를 변호했지만 결국 한 선임승무원이 오더니 '스스로 내리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비행기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고 다른 항공편 예약이나 환불 요청도 거절당했다. 이로 인해 1000달러(약 135만원)를 들여 다른 항공사에서 새로 표를 구매해야 했다. 당시 쫓겨난 승객은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아기를 동반한 다른 여성 승객도 "크롭톱이 부적절하다면 저도 부적절하겠다"며 이들을 옹호하다 함께 내려야 했다.
스피릿항공 측은 KABC에 보낸 답변에서 "모든 고객은 당사 서비스를 예약할 때 특정 복장 기준 등이 포함된 운송계약을 따라야 한다"면서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항공사의 운송계약서에는 부적절한 옷차림이나 음란, 외설스러운 복장을 한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구체적인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