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주년' 노찾사 "우리 음악의 핵심은 가사, 노래 찾는 작업 계속" [종합]

입력 2024-10-11 14:03   수정 2024-10-11 14:04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가 40주년을 맞아 새 시작의 꽃을 피운다.

노찾사는 11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40주년 기념 공연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한동헌 노찾사 대표를 비롯해 신지아 음악감독, 가수 최문정, 김명식, 음반기획자 이병철이 참석했다.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함께해 온 노찾사는 한국 운동가요의 대표적인 존재로 꼽힌다.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담아낸 이들의 노래는 1980년대의 열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84년 고(故) 김민기의 프로듀싱으로 1집 음반이 나온 지 40년이 흐른 2024년. 노찾사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노찾사는 11월 2~3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1집 앨범 발매 40주년 기념 공연 '1984-40-2024'를 진행한다.

공연은 총 4개의 주제를 통해 노찾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를 전망이다. 현재 멤버인 김명식, 박종홍, 송숙환, 신지아, 유연이, 이민관, 최문정이 모두 참여한다. 게스트로는 정태춘, 권진원, 윤선애, 조경옥 등이 함께한다.

"왜 지금 또다시 노찾사 공연인가"라고 운을 뗀 한동헌 대표는 "40주년이라지만 우리에겐 연속적인 활동이 아니었다. 이번 공연만 해도 노찾사의 첫 앨범이 나온 지 40주년이 되는 해에 여는 오랜만의 정규 공연"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벤트성 공연이라기보다는 노찾사의 미래를 위한 공연이다. 노찾사의 전통을 다시 한번 꽃 피워보고자 하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공연에서는 '사계', '광야에서', '그날이 오면',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 노찾사의 대표곡은 물론이고 활동 기간 중 음반에 수록하지 못했던 노래들, 그리고 새로 창작한 노래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신지아 음악감독은 "신곡은 총 3곡이 들어간다. 1곡은 40주년을 맞아 같이 동고동락한 분들을 향한 개인적인 마음을 담은 재지한 느낌의 곡이다. 또 다른 곡은 '벗이여 해방이 온다'의 이성지 선생님이 글을 쓰고, 김명식 씨가 다듬은 맞춤형 록이다. 마지막 한 곡은 기형도 시인의 시에다가 쓴 아주 클래시컬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외에도 노찾사는 40주년을 맞아 공연 실황 음원 등 미공개 음원을 담은 특별 LP '노래를 찾는 사람들 1.5'도 발매한다. 앨범의 타이틀곡은 '녹두꽃'이다. 한 대표는 "'녹두꽃'은 김광석 후배가 노찾사와 함께한 마지막 곡이자, 안치환 씨가 처음으로 참여한 곡이다. 이때의 기타 연주가 안치환 씨였다. 김광석과 안치환이 처음으로 만났고, 마지막으로 헤어졌던 순간이 되겠다"고 전했다.

이병철 음반 프로듀서는 "1987년 첫 번째 노찾사 대중공연 직후부터 지금까지 노찾사의 라이브 콘서트와 음악, 기획 파트의 일을 쭉 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하고는 "1984년 10월 말 김민기 선생님의 기획 하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음반 타이틀로 노찾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멤버들이 음반 한 장 발표하고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에 그간 쌓은 민중가요의 자산을 가지고 대중적인 음악으로 돌아왔다. 그때는 전부 아마추어였다. 직장인, 가정주부, 선생님이었다. 그러다 1989년 문제의 2집(100만장 판매)이 등장했다"고 노찾사의 역사를 설명했다.

그는 "이후 민주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찾사에 대한 수요가 예전과 달라졌다. 하지만 해체되거나 없어지지는 않고 음반 및 라이브 활동을 이어갔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져가면서 해체된 게 아닌가, 없어진 게 아닌가 반신반의하는 역사가 이어졌다. 멤버 교체도 수없이 있었지만, 끝까지 노찾사를 지켜준 지금의 멤버들과 함께 앞으로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듀서는 최근 유튜버에서 노찾사 영상에 댓글이 늘었다면서 "노찾사의 노래를 다시 찾게 되는 상황이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사람들이 노찾사의 노래를 찾고 있다는 건 그만큼 아픔이 있다는 게 아닐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찾사가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는 새로운 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1988년 여름 노찾사에 합류한 뒤 광주에서 '오월의 노래'를 불렀던 최문정은 "그때는 그냥 노래가 하고 싶었다. 들어오자마자 광주에 가게 됐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어렴풋이 주워들은 이야기만 알고 있었는데, 선배들이나 동료들한테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때는 그냥 공연하는 자체가 좋았다. 광주에서 환호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세월이 흘러 아이들을 낳고 키우다 보니 나도 이제 내일모레 6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이제는 살아오며 느꼈던 것들이 훨씬 더 깊어졌고,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고 생각한다. 목소리도 과거에는 23~24세 때니까 아기 목소리였지만 이젠 따뜻한 엄마의 목소리로, 깊은 감성으로 또 광주를 생각하면서 노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팝이 전 세계에서 흥행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노찾사는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까.

한 대표는 "30~40년 전 노래가 지금 시대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는가. 정말 쉽지 않은 이야기다. 음악적 질감도 많이 바뀌었고, 감성도 시간이 가면서 바뀌는 것"이라면서도 "비록 과거의 역사를 얘기할지라도 충분히 시간을 넘어서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의 숙제이기도 하다. 우리와 다른 세대, 특히 30~40대를 우리 활동의 동지로서 지속해서 영입하는 노력을 함으로써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내고 발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명이 지닌 의미 그대로 '노래를 찾는' 과정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가 돋보였다.

한 대표는 "지난 20년을 헤맸기 때문에 앞으로의 10년을 낙관할 수만은 없지만 가장 중요한 건 노래를 찾는 작업, 창작 혹은 발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음악적으로 얼마나 당대성을 갖는가, 가사가 노찾사 음악의 아이덴티티"라면서 "가사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의미 있고 울림 있게 다가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요즘 아이돌 음악의 가사를 곱씹어보면 그것이 얼마나 지속적인 울림이 있는 음악일까 하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노찾사를 다시 활성화한다고 했을 때 아이덴티티의 핵심은 비판 정신인 것 같다. 한국 사회, 현재의 공동체에 사는 사람들이 느끼는 현실은 어떤 것인지, 과연 지금이 노래가 그걸 잘 담고 있는지의 관점에서 노래를 만들고 찾는 작업을 지속해서 해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명식은 "공연 섭외가 들어오면 간헐적으로 모여서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곤 했는데 이번 40주년 공연은 3월부터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대한민국에서 남녀가 혼성으로 노래하는 팀이 거의 없다. 그런데 우리는 굉장히 서로 잘 섞이는 목소리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자신했다.

이어 "40주년 기념 공연은 안 보면 후회할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터미션 없이 150분 동안 26곡 정도를 부를 예정이다. 앞으로 반세기 동안은 들어보지 못할 콘서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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