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열리는 2024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의 8강 진출팀의 윤곽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지난 10일 스위스 스테이지 결과 4라운드 대결 결과 중국 리그 LPL 2번 시드 톱 e스포츠(TES)와 국내 리그 LCK 1번 시드 한화생명e스포츠(HLE)가 각각 LCK 3번 시드 디플러스 기아(DK), 북미 리그 LCS 1번 시드 플라이퀘스트(FLY)를 꺾고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3승 0패로 가장 먼저 8강을 확정 지은 LCK 2번 시드 젠지 e스포츠(GEN)와 LPL 3번 시드 리닝 게이밍(LNG)을 합해 절반인 총 4개 팀이 확정됐다.
이날 한화생명은 플라이퀘스트에게 세트 스코어 2 대 1로 승리를 거뒀지만 ‘조커픽’에 고전하며 숙제를 남겼다. 플라이퀘스트는 한화생명과에 격차를 현재 많이 사용되지 않지만 한타 싸움에서 강점이 있는 챔피언을 대거 기용하며 변수 창출에 무게를 뒀다. 한화생명은 익숙하지 않은 구도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세트 탑 우르곳과 정글 아무무를 택한 플라이퀘스트는 초반 라인전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주요 오브젝트를 둘러싼 대규모 교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한화생명을 위협했다. 골드 격차가 거의 따라 잡힌 상황에서 경기 시간 32분경 벌어진 한타에서 한화생명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이 맹활약하며 신승을 거뒀다.
이어진 2세트에서 다시 한번 레드 진영을 택한 플라이퀘스트는 탑 올라프, 정글 누누와 윌럼프, 미드 흐웨이를 선보였다. 특히 정글 누누는 무려 3295일 만에 월즈 무대에 등장했다. 경기 초반 한화생명이 킬을 올리며 앞서갔다. 하지만 경기 시간 20분에 등장한 첫 내셔 남작(바론)을 둘러싼 대결에서 실수가 나왔다.
오랜만에 등장한 누누의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 한화생명이 먼저 바론을 치고 강타 싸움을 시도한 것이다. 플라이퀘스트는 이를 놓치지 않고 누누가 강력한 Q 스킬과 강타를 사용해 바론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이후 이어진 한타에서도 누누와 올라프를 앞세워 대승을 거둔 플라이퀘스트는 꾸준히 격차를 벌리며 경기 시간 35분경에 장로 용 사냥에 성공했다. 이후 기세를 몰아 진격해 37분경 한화생명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3세트에는 플라이퀘스트가 이전과 달리 다소 평범한 밴픽을 꺼냈다. 변수가 줄어들자 한화생명의 체급이 빛을 발했다. 경기 초반부터 모든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한 한화생명은 10분경 바텀 라인을 노린 플라이퀘스트의 노림수도 ‘바이퍼’ 박도현과 ‘딜라이트’ 유환중의 활약으로 받아치며 킬 스코어를 4 대 1까지 벌렸다. 공허 유충도 6마리를 독식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플라이퀘스트가 계속해서 소규모 교전 등 난전을 유도했으나 1, 2세트에서 교훈을 얻은 한화생명은 안전하게 돌다리도 두드려보며 플레이를 펼쳤다. 글로벌 골드 격차를 1만 이상으로 벌린 한화생명은 경기 시간 30분경 벌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플라이퀘스트 선수들을 모두 잡아내며 그대로 진격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이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정글러 ‘피넛’ 한왕호의 월즈 징크스가 깨질지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한왕호가 출전한 월즈에서는 항상 LCK 팀이 우승을 거뒀다. 하지만 한왕호가 속한 팀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과연 그가 이번에는 박도현, ‘제카’ 김건우 등 월즈 우승자 출신 팀원들과 함께 첫 번째 월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날 패배한 디플러스 기아는 2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13일에 치러질 최종전에서 승리할 경우 8강에 오르지만 패배할 경우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디플러스 기아는 스위스 스테이지 초반 2연승을 기록하며 기세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내리 LPL 팀에게 2패를 당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종전에서도 LPL의 강호인 빌리빌리 게이밍(BLG)과 웨이보 게이밍(WBG) 등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위기를 극복할 비책이 시급하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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