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많은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수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4년간 부동산 중심의 낡은 경제 모델을 바꾸려고 했다. 부동산 경제는 절정에 달했을 때 중국 경제에서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 장기적인 대체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과도한 모기지 대출을 단속하고, 부동산 개발업체의 파산을 허용하도록 했다. 국제결제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여름 이후 현재 중국 부동산 가격은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 약 10% 떨어지는 등 큰 폭의 조정을 거쳤다. 수요가 있는 해안 도시의 주택 가격은 안정되고, 인구가 감소하는 내륙 지역에선 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부동산 조정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내수로 눈 돌리는 중국
중국은 다음 단계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내수 소비와 상품 및 서비스 생산에 더 많이 의존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경기 부양책, 즉 일회성 지원금을 통해 1조~2조위안의 이전소득을 가계로 직접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는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증가하는 선순환을 일으키려는 케인스주의 정책 시도다. 이론적으로 이런 부양책이 중국 경제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다만 문제는 이 같은 이전 지출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다.
중국은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경기 부양 효과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누가 이 채권을 살까? 지정학적 긴장 고조, 경제 전망 악화, 물가 억제를 위해 채권시장에 개입하려는 정부 의도가 드러난 상황에서 외국인은 아닐 것이다. 은행, 보험사,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이 부담해야 한다. 중국은 가계 저축액이 많기 때문에 이들 기관은 대출 여력이 있다. 이런 식으로 이해한다면 경기 부양책은 가계 저축을 정부 재정으로 세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부동산과 함께 중국의 또 다른 문제인 가계와 기업의 현금 비축을 해결하기 위한 그럴듯한 시도다.
부양책보다 투자 선순환 필요
‘과잉 저축’은 중국의 가장 큰 자산이다. 이 현금을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업가정신에 생산적으로 투자했다면 임금 상승과 자본 소득을 창출하고, 그에 따른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엄격한 금융 통제, 일부 산업 편애, 다른 산업에 대한 적대 등으로 해당 자본은 휴면 상태이거나 부동산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게도 중국이 가계 저축을 재활용한다고 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케인스주의자들은 중국인이 미국 사회보장제도와 같은 사회적 혜택에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저축한다고 생각하는데 높은 저축률은 중국의 문제가 아니다. 저축의 낮은 생산성이 문제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경제에 대한 정치적 통제는 시 주석 체제하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케인스주의자들이 갈망하는 ‘선순환’을 가로막을 것이다. 중국에 새로운 소비 부양책이 작동한다면 역설적으로 그 경제는 부양책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원제 ‘If Stimulus Could Save China, It Wouldn’t Need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