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에서 10여 년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한 다산경제학상 수상자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으로서는 0.25%포인트 인하와 기준금리 동결 두 가지 가능성이 절반씩 있다”면서도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고 다음번에 0.5%포인트를 내리는 것보다 0.25%포인트 소폭 인하하는 것이 스무딩 측면에서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산젊은경제학자상 수상자 최상엽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미국 경제와 고용이 견고한 만큼 빠른 금리 인하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다소 웃돌았지만 추세적으로 물가는 안정세”라며 “고용시장 등을 종합해볼 때 현시점에선 0.25%포인트 인하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관측했다. 최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출신이다. 다산젊은경제학자상 공동 수상자인 이서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지난달에 이어 0.5%포인트 인하하기보다는 금리를 동결하거나 0.25%포인트 내릴 확률이 크다”고 했다.
여전히 뜨거운 미국 경제를 감안하면 높은 원·달러 환율(달러 대비 원화 약세)은 ‘뉴노멀’이 됐다고 최 교수는 평가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많이 안정화돼 금리를 낮춰가긴 하겠지만 여전히 고용시장이 강해 초저금리 시대가 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과 달리 미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원화가 평가절하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중국 등 성장세가 이미 꺾이고 있는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도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부문 등에서 생산성 향상이 일어나면 승자 독식 구조로 자본이 더 쏠리고 이는 실질 이자율 상승으로 이어지며 고환율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상자들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우리 정부가 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일제히 강조했다. 김 교수는 “누가 당선돼 어떤 정책이 나와도 금방 적응할 수 있는 회복력(resilience)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모든 정책이 공약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예측하기보다 대응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