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가 더 쉬웠어요"…'무단 이탈' 필리핀 이모들, 재취업한 곳이

입력 2024-10-13 08:55   수정 2024-10-13 10:57


추석 연휴에 서울의 근무지를 이탈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두 명이 지난 4일 부산에서 검거된 가운데, 이들이 청소부로 재취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들에 대한 한국의 '과도한 감시'가 이탈 사유라는 설명을 내놨다.

최근 필리핀 GMA 뉴스에 따르면 베르나드 오라리오 이주노동부(DMW) 차관은 "두 명의 가사관리사는 청소부로 일할 수 있는 새 일자리를 찾았다"며 "새 고용주와 함께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들 2명은 지난달 추석 연휴가 끝난 뒤에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다가, 지난 4일 부산 연제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붙잡혔다.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강제 퇴거 방침을 밝힌 상태다.

베르나드 차관은 "노동자들은 과도한 감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언급했다. 필리핀 측이 언급한 '감시'는 통금 논란을 일으킨 야간 인원 확인 절차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 관리사 시범 사업' 참여 업체는 그간 가사관리사들의 숙소 복귀 시간을 오후 10시로 정해두고 귀가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다 지난달 26일부터 귀가 확인제를 폐지하고 전면 자율 운영으로 전환했다.

DMW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이들이 과로(overwork)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스 레오 칵닥 DMW 장관은 "두 사람이 한국 당국에 의해 체포되어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가능한 최선의 변호를 보장하고 조사 과정에서 협박이나 어떠한 형태의 압력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법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동시에 우리는 그들과 다른 가사관리사에게 의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학대를 당하지 않는다면) 계약을 완료하고 한국의 이민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 가사관리사 98명이 서울시 169가정에서 일하고 있다. 이 중 60%는 다자녀·맞벌이 가정이다. 이용 가정에서 좋은 반응이 많다고 시는 전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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