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아직도 年 4%대 예금…'고금리 막차' 타볼까

입력 2024-10-13 17:16   수정 2024-10-14 00:27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 금리 추가 하락이 전망되는 가운데 예외인 곳이 있다. 바로 저축은행이다. 연말까지 기존 예금 만기가 몰려 유동성을 확보해야 해서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퇴직연금 취급이 어려워진 일부 저축은행도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상과 고금리 파킹통장 출시에 나선 배경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70%로 집계됐다. 저축은행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올해 초 연 3.96%에서 지난 6월 3.65%까지 떨어졌지만 하반기 들어 반등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오르는 것은 연말 예금 만기가 집중된 영향이 크다. 저축은행 예금 가운데 50% 가까이가 연말에 만기를 맞는 만큼 재고객 확보가 절실하다.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취급이 어려워진 점도 예금 금리 인상 이유로 꼽힌다. 퇴직연금감독규정상 신용등급 BBB- 이상을 충족한 저축은행 예·적금만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상품 편입이 가능하다. 퇴직연금을 통한 저축은행 수신 조달 비율은 25%를 웃돈다. 퇴직연금 상품 판매가 중단된 저축은행은 예금 금리를 올려서라도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권의 7월 말 수신 잔액은 99조9128억원으로 2년8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 저축은행 영업담당 임원은 “예금 만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은행권에서 자취를 감춘 연 4%대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도 판매 중이다. CK·대한·동양·머스트삼일·바로·조은저축은행 등은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 예금 상품을 중심으로 연 4.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연 3.35~3.5% 수준인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0.50%포인트 이상 높다. 키움·오투·상상인플러스·NH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연 3.90%를 웃돈다.

저축은행들은 연말 예금 만기 집중 구조를 바꾸기 위해 6개월 특판 상품과 9개월짜리 예금도 내놓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이달 15일까지 ‘OK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6’를 특별판매한다. 6개월 주기로 금리가 변동되는 3년 만기 회전식 정기 예금이다. 가입 기간이 6개월을 넘으면 약정한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본 금리는 연 3.91%다. SBI저축은행도 정기예금 상품에 만기 9개월 구간을 신설했다. 12개월 만기와 동일한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고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파킹통장도 눈에 띈다. OK저축은행 ‘OK짠테크통장’은 예치액 50만원까지 최고 연 7.0% 이자를 준다. 에큐온저축은행 ‘간편페이통장’은 500만원까지 최고 연 3.80% 금리가 적용된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페이사에 애큐온저축은행 간편페이통장을 결제·충전 계좌로 등록해 사용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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