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신인왕' 김민별, 2년 만에 우승 갈증 풀어

입력 2024-10-13 18:07   수정 2024-10-14 00:14


‘무관의 신인왕’ 김민별(20)이 정규투어 52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따내며 ‘뒷심 부족’ 꼬리표를 시원하게 떨쳐냈다. 그것도 점수제 기반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를 펼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9개의 버디를 쏟아내며 새로운 ‘닥공 여왕’으로 등극했다.
날 선 아이언 앞세워 ‘닥공’
김민별은 13일 전북 익산 익산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날 하루에만 보기 없이 버디 9개로 18점을 따내 최종 합계 49점을 기록했다. 이 대회는 KLPGA투어에서 유일하게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3점)으로 치른다. 김민별은 마지막 홀까지 추격해온 디펜딩 챔피언 방신실(20)을 2점 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따냈다.

김민별은 2023년 신인왕이다. 지난해 방신실, 황유민과 함께 ‘루키 3인방’으로 KLPGA투어 흥행 카드로 자리 잡았다. 준우승 세 번, 톱10에 12번 들며 신인왕에 올랐지만 단 하나 우승하지 못했다. 방신실이 2승, 황유민이 1승을 거둔 데 비해 마지막 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김민별에게는 “뒷심이 부족하다” “멘털이 약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 시즌 김민별은 ‘다승왕’을 목표로 세웠지만 이 대회 전까지 아쉬운 성적을 이어갔다. 상금랭킹 29위에 그치며 골프팬 사이에서 존재가 희미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해야 하는 이번 대회에서 김민별은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였다. 3라운드까지 꾸준히 상위권을 지킨 그는 최종라운드에서도 날카로운 아이언샷을 앞세워 빠르게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7번홀(파4)부터 네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그는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5점 차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확정 지었다.

우승 직후 김민별은 “올 시즌 다승왕을 목표로 잡고 나섰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졌다”며 “4연속 버디를 하면서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저를 믿어준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윤이나, 대상포인트 1위로
윤이나·박현경·박지영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올 시즌 개인 타이틀 경쟁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윤이나는 이날 12포인트를 따내 공동 9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상금랭킹 1위 수성과 함께 대상포인트 1위에 올랐다. 박현경은 이날 5포인트를 따내는 데 그쳐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리며 대상포인트를 추가하는 데 실패했다.

윤이나는 상금왕 경쟁에서 박현경과의 격차를 6000만원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대상포인트를 21포인트 추가해 박현경을 19포인트 차로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대상포인트는 톱10 선수들에게 순위에 따라 차등적으로 점수를 부과한다. 윤이나는 올 시즌 21개 대회에서 우승은 한 번에 그쳤지만, 톱10을 12번 기록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윤이나는 평균타수에서도 1위를 달려 개인 타이틀 3개 부문 선두다.

황유민은 이날 12위로 상금 1300만원을 추가해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한 네 번째 선수가 됐다. KLPGA투어에서 시즌 상금 10억원대 선수가 4명이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오는 17일 시작되는 상상인·한경와우넷 오픈은 개인 타이틀 경쟁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제 남은 2024시즌 대회는 단 4개. 이 가운데 상상인·한경와우넷 오픈은 총상금 12억원으로 가장 상금이 많다. 우승상금은 2억1600만원, 준우승은 1억3200만원을 벌어간다. 올 시즌 남은 대회 가운데 상금랭킹에 가장 큰 변수가 되는 만큼 톱랭커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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