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프지마"…녹지 않은 믹스커피, 가족 사랑 녹였다

입력 2024-10-13 18:23   수정 2024-10-14 00:45


“이거 진짜 네가 한 거야?”

소파에 앉은 엄마가 눈을 감은 채 가쁜 숨을 내뱉는다. 어린 딸을 돌볼 힘조차 없는 아픈 엄마.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가 정수기로 걸어간다. 까치발을 들어 믹스커피 봉지를 뜯고 어린이용 컵에 물을 붓는다. 차가운 물을 부어 커피믹스가 녹지 않아 가루가 물 위에 떠다닌다. 하지만 엄마는 딸의 정성에 감동한다.

변미진 감독(일반부)이 ‘제9회 커피 29초영화제’에 출품한 ‘서툰 사랑의 커피’라는 제목의 영상 내용이다. 이 작품은 지난 1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통합(일반부+청소년부) 대상을 차지했다. 아픈 엄마를 위해 어린 딸이 손수 만든 믹스커피를 건네는 이야기를 담아 이번 영화제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29초영화제 사무국이 주관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 ]의 커피’였다. 직장인이 하루를 시작하며 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커피, 주말 아침에 여유롭게 즐기는 커피, 여행지에서 경험하는 색다른 커피 등 일상 속 커피에 대한 모든 순간을 29초 영화로 풀어냈다. 올해는 460여 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통합 최우수상은 일반부의 김우진 감독이 출품한 ‘아폴로 61호기’에 돌아갔다. 일반부 우수상은 김중엽·정성헌 감독의 ‘누군가의 커피, 우리들의 커피’가, 청소년부 우수상은 전지훈·황연식 감독이 출품한 ‘매일의 커피’가 받았다. 청소년부 장려상을 수상한 김원찬 감독의 ‘커피도둑’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호평을 받았다. 커피가 도둑이 돼 인간의 피곤함을 훔친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영화제는 국내 최대 커피 문화 축제인 ‘2024 청춘, 커피 페스티벌’과 함께 열려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영화제의 특별상은 커피 페스티벌이 열린 장소인 서울 송파구를 소재로 삼은 출품작 중 우수한 작품을 선정해 시상했다. 일반부 수상작인 채동준 감독의 ‘힘이 되어주는 나만의 커피’는 면접에 합격하지 못해 석촌호수에 주저앉은 한 청년이 부모님이 선물한 커피로 위로받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청소년부 수상작인 전지현 감독의 ‘내 영화 속의 커피’도 롯데월드와 석촌호수 등 송파구의 주요 장소를 배경으로 삼아 특별상을 품에 안았다.

최지희/정희원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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