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대표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판단 관련 발언에 대해 "사실상 여론재판에 손을 들어줬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는 한 대표의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의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라는 발언은 사실상 여론재판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법리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검찰수사와 관련해 수사 기록과 증거를 보지 않은 제3자가 기소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한 대표 본인이 법사위에서 가장 많이 주장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과거 검사 한동훈은 증거와 법리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왔나. 만약 그런 검사들만 있다면 '광우병, 사드 전자파, 청담동 술자리, 후쿠시마 오염수'와 같은 괴담은 모두 기소돼 재판장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무엇보다 한 대표의 이번 발언은 명백한 자기모순이자 자기부정이다. 지금 와서 어떤 말을 하더라도 한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책임자"라며 "이성윤 검사장, 이원석 검찰총장, 그리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이 사건에 대해 기소를 못 했던 사건이다. 법무부 장관으로 1년 7개월 재직하며 진작 결론을 내야 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그때는 기소조차 못 했으면서, 이제 와서 '국민의 눈높이'를 운운하고 있다. 장관 시절 한 대표는 왜 '국민의 눈높이'를 존중하지 않았나. 그 시절 헌신짝이 왜 오늘은 금과옥조로 바뀌었냐"며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과 당 대표라는 지위에 따라 말이 바뀌고 있다. 여의도판 ‘한고집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권 의원은 또 "한 대표가 지휘했던 소위 ‘적폐 청산’ 수사는 왜 이렇게 무죄율이 높았나. 이른바 '여론 방향’에 따라 기소했기 때문이 아니겠나. 이미 한 대표는 법리가 아닌 여론에 휘둘린 결과를 겪어놓고도, 그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 아니다. 이제까지 이런 얄팍한 정치공학은 여지없이 실패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지금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과거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부디 과거를 거울로 삼아, 과거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0일 '검찰이 도이치 사건에 대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것 같다'는 기자들의 말에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