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불모지 개척하자"…3대 산업용 로봇 국산화한 이 회사 [원종환의 中企줌인]

입력 2024-10-14 10:10   수정 2024-10-14 10:13



직교로봇과 협동로봇, 다관절로봇은 국내에서 3대 산업용 로봇으로 꼽힌다. 평면 위에서 물체를 나르는 직교로봇은 자동화 생산라인 등에서 주로 활용한다. 사람과 일하는 협동로봇은 사람의 팔처럼 움직이는 다관절로봇과 함께 제조, 농업, 바이오 등 여러 산업에서 쓸 수 있는 '만능키'로 평가받는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유일로보틱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3대 산업용 로봇을 모두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직교로봇을 2015년 국산화한 데 이어 협동로봇과 다관절로봇을 2022년 자체 기술로 만들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3대 로봇 원스톱 제어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김동헌 유일로보틱스 대표는 "특히 국내 다관절 로봇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적재하중에 따라 최소 10㎏부터 최대 250㎏까지 약 10여 개의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고 자부했다.

국내에서 50㎏ 이상 다관절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은 유일로보틱스와 HD현대로보틱스가 둘뿐이다. 그는 "직교로봇과 협동로봇도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대기업이 견줄 만한 성능을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에는 각기 다른 산업용 로봇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놨다. 김 대표는 "모든 산업용 로봇에는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원스톱으로 제어할 수 있다"며 "사후관리나 유지 등이 용이해 시간과 비용을 3분의 1가량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선보인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공장의 생산 현황을 현장에 없어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를 모두 아우르는 생산관리시스템(MES) '링크팩토리 4.0'이 유일로보틱스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약 1600곳에 달한다. 관련한 기술 특허도 약 3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로봇 기술력 집약한 '청라 신공장' 내달 가동
다음 달에는 인천 청라 IHP 도시첨단산업단지 내에 2만 6446㎥(약 8000평) 규모의 신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인천 남동구에 있는 제1·2공장의 규모를 합한 것보다 4배를 웃도는 수치다.



김 대표는 "신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현재보다 생산력이 10배는 증가할 것"이라며 "평균 한 달이 걸리는 납기일을 20일 내외로 앞당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이미 확보한 신공장 인근 부지에도 2026년까지 생산 라인과 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봇 스타트업과의 협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아이엠지로보틱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로봇 산업은 한 기업이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만들어내며 성장할 수 없는 분야"라며 "우리 회사의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지그(로봇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기구)를 스타트업이 만들도록 하는 등 상생 협력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해 온 사출(성형) 주변기기의 생산 라인도 100% 자동화 공정을 2029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3년 내에 현재 매출의 20배 달성할 것"


사출기기 분야에서 20여년 넘게 일해 온 김 대표는 2010년 로봇 국산화의 꿈을 꾸며 회사를 차렸다. 김 대표는 "사출금형기기만을 만들던 초창기부터 당시 ‘로봇 불모지’인 한국에서 의미 있는 한 획을 긋고 싶었다"며 "2017년 로봇산업 진출을 본격화하며 지금까지 달려 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망에 대해 그는 "아직 모든 산업군에 로봇이 들어서지 않은 만큼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유일로보틱스는 올 2분기 83억원의 매출과 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9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2대 주주로 올라선 SK온 출신 임원이 회사에 합류하는 등 인적·물적 상황은 양호한 편"이라며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 등에 특화한 로봇을 개발하며 3년 이내에 현재 매출의 20배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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