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결혼과 출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여론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맞물려 저출생 반전 신호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14일 발표한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 남녀가 밝힌 결혼 의향 비율은 지난 3월 61%에서 9월 65.4%로 4.4%포인트 증가했다. 결혼 자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71.5%로 3월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25~49세 국민 25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2.2%포인트)다.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응답도 늘었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 비율은 지난달 68.2%로 3월(61.1%)보다 7.1%포인트 상승했다. 자녀가 없는 미혼 및 기혼 남녀의 출산 의향도 지난 3월 32.6%에서 9월 37.7%로 늘었다. 25~49세 무자녀 여성의 출산 의향도 연령대별로 모두 높아졌다.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자녀 수는 지난해 합계출산율(0.72명)의 두 배 수준인 1.8명이었다. 임신·출산·양육을 하는 데 어려운 요소를 정부가 지원하고, 긍정적인 환경을 만든다면 저출생 추세의 반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응답자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확대될 필요성이 높은 과제로 '육아기 유연근무 사용 활성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소아의료서비스 이용 편의성 제고, 주말·야간 등 긴급 돌봄서비스 확대, 임산부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한 추가 대책 요구도 높았다.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지난 6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 발표, 매월 인구비상대책회의 개최 등 범국가적인 노력이 국민들의 인식에도 조금씩 변화를 가져온 것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며 "결혼·출산·양육에 대한 국민 인식 변화를 살피고, 정책 수요자 입장에서 체감도 높은 정책 대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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