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받던 TL, '동시접속 30만' 반전…엔씨 부활 신호탄 되나

입력 2024-10-14 16:16   수정 2024-10-14 16:30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엔씨소프트가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의 글로벌 흥행과 효자 지식재산(IP) 리니지 시리즈의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14일 스팀 데이터베이스(DB)에 따르면 TL의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28만1613명을 기록했다. 지난 1일 글로벌 출시 당시 최고 동시 접속자 수(32만6377명)보다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30만명에 육박하며 순항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와 아마존게임즈가 서비스하는 TL의 론칭 첫 주 글로벌 이용자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TL 글로벌 이용자들의 누적 플레이 타임은 2400만시간을 넘어섰다. TL은 지난달 26일 얼리 엑세스(미리 해보기) 시작과 함께 스팀 글로벌 최고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가별로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TL은 10년간 개발에 1000억원을 투입한 것이 무색하게 지난해 5월 유저(사용자) 1만명 대상 베타테스트에서 "리니지의 복제품 같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같은해 12월 엔씨가 '11년 만에 출시하는 신작 PC MMORPG'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출격했으나 출시 초반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았다. 출시 당시 20여개였던 서버는 한 달 만에 절반으로 줄었고 PC방 순위도 10위권 밖을 맴돌았다.

엔씨는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 출시 당시 초반 성장 구간이 지루하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성장 구간을 대폭 축소했고 이용자 반응이 좋았던 파티 던전 보스 콘텐츠를 추가했다.

특히 비즈니스 모델(BM)에도 큰 변화를 줬다. 엔씨는 지난 8월 '배틀 패스 프리미엄'과 '프리미엄 성장 일지'의 구매 수단을 게임 내 무료 재화인 '루센트'로 변경하며 기존과 다른 BM을 적용했다. 이번 글로벌 출시 버전에서 바뀐 BM을 그대로 적용해 P2W(이기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구조)에 부정적인 해외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TL 글로벌은 얼리 액세스 기간 동시접속자 수가 5만명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유료 선판매 매출은 35억~4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2주 이후의 동시 접속자 수 유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나 현시점의 추정치로 4분기 800억~1000억원 수준의 총매출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엔씨의 '믿을 구석'인 리니지 시리즈의 꾸준한 인기 또한 하반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특히 리니지M은 지난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리니지M은 9월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 주요 앱 마켓에서 합산 매출 404억원을 거둬들이며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에 올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최고 매출 순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리니지W와 리니지2M도 각각 7위와 8위에 오르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는 국내외 게임사 투자를 늘리고 게임 포트폴리오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퍼블리싱 판권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역·장르·플랫폼 확장 등을 고려한 투자를 이어가며 회사의 성장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한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다.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4'에 박병무 공동대표가 직접 참여해 글로벌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도 했다.

엔씨 관계자는 "최근 진행된 TL 비상 업데이트를 통해 스킬 특화 시스템을 개선해 액션성을 크게 개선했으며 이를 통해 스킬 하나당 한가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던 기존 모드에서 더 다양하고 스타일리쉬한 전투를 가능하게 했다"며 "이러한 개선사항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적용해 단순한 불편 사항뿐 아니라 콘텐츠 적인 측면까지 폭넓게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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