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 202조9900억원에 달하는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막대한 출연금을 투입하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이하 에너지공대)가 재학생들에게 최소 1000만원을 지원해 해외연수를 보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4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한전 국정감사에서 에너지공대 이사장인 김동철 한전 사장에게 지적한 사안이다.
일명 '한전공대'로도 불리는 에너지공대는 문재인 정부가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연구 중심 대학'을 내걸고 강력하게 추진해 2022년 3월 전남 나주에서 공사 중인 상태로 개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에너지공대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계절학기 해외연수 프로그램(SSAP)을 운영해, 해당 기간 해외 명문대학을 방문하도록 했다. 통상 6월 말~8월 초 약 6주간 미국 하버드대, UC버클리,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영국 UCL 등으로 학부생을 파견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2022년 개교 이후 지난 8월까지 학부생 308명 중 104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공대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재학생들에게는 '국외연수비' 명목으로 출국 전 1인당 1000만원씩 장학금 명목으로 일괄 지급했다. 이 가운데 장학 유형에 따라 최대 2회(총장장학생Ⅰ)까지 지급돼 2000만원 혜택을 받는 학생도 있다.
또 총장장학생Ⅰ, 총장장학생Ⅱ, 우수장학생 등 장학 유형에 따라 모든 재학생들은 전 학기 등록금, 생활비 등을 포함해 최소 6400만원에서 최대 8125만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에너지공대에 출연하는 한전의 총부채가 지난 6월 말 기준 202조9900억원으로, 작년 말(202조4500억원)보다 4400억원가량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9월까지 누적적자는 4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한전의 에너지공대 출연금은 2022년 307억원, 2023년 708억원, 올해 9월까지 1138억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장학생들에 돌아가는 혜택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한전에 따르면 에너지공대 설립·운영비는 2031년까지 총 1조6000억원 규모다.
김성원 의원은 "재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학비, 기숙사비, 식비 등이 무료고 생활비도 매달 50만원씩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1000만원씩 주고 해외까지 보내주는 것은 과하다"며 "한전 재정 상황이 안 좋아서 정원 감축에 희망퇴직, 직원들 임금까지 반납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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