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하 영국 서식스대 과학기술정책연구소(SPRU) 부교수(사진)는 AI와 인류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인류가 맡을 역할이 무엇인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장 교수는 “결국 AI는 인간에 의해 사용과 방향성이 결정되는 도구”라며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를 예측하는 AI는 ‘그러므로’라는 논리를 따르는 데 비해 인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행위의 결정권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서울대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SPRU에서 기술혁신 세부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혁신전략 및 기술전략 관리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으로 11년간 활동했다. 장 교수는 “AI는 궁극적으로 기업과 개인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유용한 도구로 쓰여야 한다”며 “기술 접근성을 높여 AI의 발전과 혁신이 소수에게만 집중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포용적 혁신’을 주도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와 인류가 공존하려면 “인간이 AI를 친숙한 도구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기술 발전으로 화두에 오를 수 있는 사안으로는 ‘AI 행동의 책임 문제’를 꼽았다. 장 교수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AI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가리기 위한 논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AI의 권리와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지금부터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아직 AI 기술을 총괄할 사회·윤리적 가이드라인에 대한 합의가 충분하지 않다”며 “최종 결정권자인 인간의 가치와 윤리를 반영해 뚜렷한 청사진을 그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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