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 우주 개발은 발사체 재활용을 통한 획기적 비용 감축이 핵심이다. 그 중심에 있는 기업이 미국의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이다. 몽상과도 같던 우주 개척 꿈을 하나하나 실현해 가는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라는 걸출한 기업가가 만든 우주기업들이다. 우리 누리호의 ㎏당 발사 비용이 3만달러대인 데 비해 재사용 발사체인 스페이스X의 팰컨9은 2000달러에도 못 미친다. 그런 스페이스X가 그제 또 한 번 놀라운 진화를 보여줬다. 팰컨9의 8배에 달하는 화물 적재 용량을 자랑하는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의 거대한 추진체를 공중에서 포획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초대형 발사대 ‘메카질라’의 젓가락 모양 로봇팔이 발사 7분 뒤 추진체를 공중에서 받아냈다. 지상이나 해상 착륙에 비해 비용을 더 줄이는 건 물론이고 한 달 넘게 걸리던 재발사 준비 기간도 1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기업이 주도했기에 가능한 놀라운 혁신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월 개청한 우리 우주항공청 역시 ‘민간이 주인공이 되는 우주 생태계 조성’을 천명했다. 2000개 이상의 우주기업 육성과 우주항공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내걸었다. 세계 7대 우주 강국에 올랐다는 우리나라도 우주 개발을 선도하는 국가와 비교하면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선 것에 불과하다. 스페이스X가 보여준 것과 같은 기업의 혁신만이 그 격차를 빠르게 줄일 수 있다. 기업은 두려움 없이 우주에 도전하고 정부는 그 판을 깔아주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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