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아제모을루 교수 "모범사례 한국, 고령화로 위기"

입력 2024-10-15 01:01   수정 2024-10-15 01:02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57)는 14일(현지시간) MIT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은 지향해야 할 모델이지만 현재 고령화 등 어려움에 직면했고, 이에 대처하려면 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치 체제와 경제 발전의 연관성을 연구한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로 유명한 아제모을루 MIT 교수는 이날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제임스 A.로빈슨(64) 시카고대 교수를 비롯해 MIT 동료인 사이먼 존슨 교수(61)와 공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아제모울루 교수와 존슨 교수는 지난해 공동 집필한 저서 '권력과 진보'에선 최근 기술의 진보에 따른 부(富)가 소수에 편중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날 세 사람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국가 간 소득 차이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이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노벨상을 받은 MIT 교수인 아제모을루 교수와 존슨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킴벌리 앨런 MIT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의 사회로 진행됐고,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이 배석했다. 다음은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한국 관련 질의응답이다.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 과정은 모두가 지향해야할 방항
▷간단한 수상소감을 말해주세요.
(아제모울루) "수상 소감문에 인용된 주제들은 실제로 저를 경제학으로 이끈 주제들이었기 때문에 긴 여정이었고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경제학이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했죠. 박사 학위가 끝날 무렵에야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하고 MIT는 학문을 연구하기 좋은 훌륭한 환경이었습니다."

▷포괄적인 제도란 실제로 어떤 것을 의미하나요. 교육, 인프라, 자유시장을 의미하지만 20세기 빠르게 성장한 대만 싱가포르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를 의미할 수도 있을까요?
(아제모을루) "제도가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제도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며 좋은 정책의 세부 사항 중 일부는 물론 제도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범위하게 말해서, 우리는 포괄적 경제 제도와 포괄적 정치 제도를 구별합니다. 포괄적 경제 제도는 안전한 재산권과 기회균등과 공정한 경쟁 환경을 지지하는 것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육, 공공 인프라, 적절한 종류의 규제가 핵심입니다. 하지만 정치적 포용, 즉 사람들이 발언권을 갖고 권력이 동등하게 분배되고 한 그룹, 한 사람, 한 정당에 의해 독점되지 않는 체제도 중요합니다. 정치 및 경제 제도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독재자의 철권 통치를 받을 때 경제적 포용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게 우리가 작업에서 발견한 의미입니다. 민주주의 자체가 경제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합니다"

(존슨)오늘 아침 중국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베이징의 기자가 중국 경제에 대해 조언해 달라고 했습니다. 역사적 연구에서 발견한 기본적인 사실은, 여러분은 다른 환경에서 성장을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성장을 유지하고 싶다면, 방금 설명한 종류의 포괄적인 참여로 나아갈 수 있다면 훨씬 더 강력하고 훨씬 더 견고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 아내의 가족이 있는 한국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난하게 시작했습니다. 1960년대 초반에는 매우 가난했습니다. 처음에는 매우 권위주의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 성장과 민주화 노력이 있었는데, 어렵고 지저분했고, 많은 투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다시 말하지만, 오늘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훨씬 나은 모습을 갖춘 한국 경제가 됐고 다른 나라들이 해낸 것과 비교하면 그들의 업적이 정말 놀랍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의 작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조언은 무의미, 소수에게만 이익을 주는 나쁜 체제
▷한반도엔 한국과 북한이 있고 이는 교수님의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나오듯 오랜 연구 주제입니다.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흐름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 주시겠습니까? 그리고 제도적 개선을 통해 성공적인 궤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리고 북한이 현재의 빈곤하고 억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제안을 해줄 수 있나요? 그리고 북한이 지금의 길을 계속 간다면 결국 어떻게 될까요?

(아제모울루)"책의 시작 부분에서 남한과 북한을 대조적으로 묘사한 이유는 제도의 역할을 아름답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정확한 데이터에 따르면, 남한과 북한은 나라가 분단되고 제도 면에서 갈라지기 전에는 동등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10배 이상의 차이가 생겼습니다. 민주화는 매우 어려웠으나 민주주의와 성장 논문에서 보여준 증거는 한국 경제가 민주화 이후 속도를 내고 더 건강한 방식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사이먼이 말했듯 한국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당장 한국은 여전히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가장 빠르게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중국도 이를 겪을 것입니다. 매우 빠르게 고령화되는 국가는 많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개방성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북한에 대해 큰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체제가 굳건해졌습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한 조언은, 글쎄요, 누구에게 조언할 것인가요? 제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제도가 특정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기 것은 나쁘다는 것입니다. 사회에 해로운 제도가 이를 통제하는 사람에게는 이득을 주는 예가 있고 북한이 그 사례입니다. 저는 북한 엘리트에게 조언하는 것이 별로 유익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은 지금 엄청난 억압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체제가 점점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더욱 민주적인 체제로 남한과 통일되길 바랍니다"

(존슨)"저는 서울에서 공산주의에서 벗어나 경제적 전환과 정치적 전환을 관리하는 것에 대한 컨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30년 전이었습니다. 소련 제국의 붕괴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고 중국의 개혁은 중대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껍질 속으로 후퇴했고, 명백히 소수의 사람에게 유리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의 많은 사람이 수 십년에 걸쳐 고통을 겪었고 소수의 엘리트는 이젠 핵무기와 로켓까지 만들었습니다. 매우 위험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의 많은 리더십이 (민주주의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북한 상황에는 걱정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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