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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구글, 원전서 500MW 전력 공급받는다
14일(현지시간) 구글은 미국 SMR 기업 카이로스파워가 건설하는 원자로에서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카이로스파워가 가동할 6∼7개의 원자로에서 총 5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카이로스파워는 2030년 첫 번째 SMR 가동을 목표로 하며, 2035년까지 추가로 원자로를 설치할 계획이다.마이크 테렐 구글 에너지 및 기후 담당 수석 이사는 이번 계약에 대해 "15년간의 청정에너지 여정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향후 10년간 데이터센터 운영에 새로운 무탄소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자력이 우리의 청정 발전을 돕고 AI의 발전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며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단순하고 안전하며 빠른 건설과 유연한 설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테렐 이사는 "구글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재생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도 "넷제로(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풍력, 태양광 및 리튬 이온 저장 장치 외에도 새로운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SMR을 통해 생산된 전력이 전력망을 통해 공급될지, 데이터센터에 직접 연결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글은 203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증가로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며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7월 구글은 2024년 환경보고서를 통해 2019년 대비 탄소 배출량이 약 50%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원전으로 눈돌리는 美빅테크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 원자력 에너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운영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데, 원자력은 이를 가능하게 해주면서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유일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최대 원자력발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데이터 센터에 20년간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1979년 미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펜실베니아주의 스리마일섬 원전의 가동을 2028년 재개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지난 3월 탈렌에너지 원전으로 가동되는 데이터센터를 6억5000만달러(약 8800억원)에 사들였다.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동부 해안 원자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직접 공급받는 계약도 조율 중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원전 에너지 확보에 나섰다.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핵융합 스타트업 오클로는 2027년 첫 SMR 가동을 목표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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