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분위기 심상치않더니…36년 만에 '중대 결단'[종합]

입력 2024-10-15 12:33   수정 2024-10-15 13:06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인력 구조 효율화로 고강도 비용 절감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88년 법인 설립 이래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이날 오전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신청 대상은 만 45세 이상 사원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 사원이다. 대상자에게는 18개월 치 급여와 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 등이 지급된다.

신청 기한은 다음 달 4일까지다. 이번 희망퇴직은 중장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세븐일레븐은 법인 설립 이듬해인 1989년 5월 국내 최초의 편의점인 서울 올림픽점을 개점하며 시장을 열었다. 이후 후발 업체인 GS25와 CU가 꾸준히 규모를 키우고 신세계그룹까지 이마트24로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며 대형 편의점 4사 체제로 경쟁해왔다.

이 같은 편의점 업계 경쟁 속 최근 세븐일레븐은 실적이 고꾸라지며 고전해왔다. 2022년 48억원, 지난해 551억원 등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44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의 이번 희망퇴직 단행이 최근 이어진 고강도 비용 감축 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세븐일레븐은 2022년 4월 인수한 미니스톱의 국내 2600여개 점포에 대한 브랜드 전환과 수익성이 낮은 기존 점포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2022년 1만4265개였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3130개까지 줄었다.

회사는 현금인출기(ATM) 사업부(옛 롯데피에스넷)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업인 편의점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 등을 바꾼다는 취지다.

한편 세븐일레븐을 포함한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희망퇴직은 올해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8월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그에 앞서 롯데쇼핑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이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업황 악화 속 장기간 실적 부진을 겪은 탓이다. 롯데온은 2020년 롯데그룹 유통 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이래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냈다.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며 고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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