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 편의점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30대 직장인 '화들짝' [현장+]

입력 2024-10-16 19:31   수정 2024-10-16 21:01


"소중한 사람의 생일을 깜빡해 급하게 케이크가 필요한 사람, 늦은 저녁 혹은 이른 아침에 케이크가 필요한 사람, 당 충전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의 한 골목에 들어서면 '24시'라는 문구가 적힌 친숙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편의점인 듯한 이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냉동고를 가득 채운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 등 디저트가 보인다.

'24시간 무인 편의점'을 표방한 디저트 샵이 등장해 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시간 제약 없이 손쉽게 디저트를 구매할 수 있어 실용성 측면에서 좋고, 판매 중인 메뉴들 역시 개성이 뚜렷하다는 반응이 주를 잇는다. 편의점을 연상케 하는 외관에 인증샷 성지로도 뜨고 있다.

지난 15일 직접 방문한 매장 내부에는 70여 종류의 빵과 케이크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동실에 보관돼 있었다. 솔티 캐러멜을 넣거나 티라미수와 접목한 마카롱부터 과자 오레오를 이용해 만든 케이크까지 특색있는 디저트들이 눈길을 끌었다. 제품 구매 후 매장에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한쪽에는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편의점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시중에 있는 제품을 들여놓는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매장에 있는 제품은 모두 수제다. 바로 인근에 있는 제빵소에서 직접 디저트를 만들어 하루에 최소 세 번씩 냉동실을 채워놓는다.

해당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30대 유모 씨는 "외관이 옛날 편의점과 유사해서 처음엔 진짜 편의점인 줄 알았다. 궁금해서 들어가 몇 가지 사 먹어봤는데 전문 베이커리 못지않더라"라며 "야근하고 퇴근길에 들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30대 장모 씨는 "진짜 편의점처럼 수시로 방문하는 것 같다. 오늘도 점심 식사 후 먹을 간단한 디저트를 사러 왔다"며 "마카롱을 주로 구입하는데 아직 못 먹어본 디저트가 많다"고 전했다.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플라스틱 통 안에 디저트를 담은 '보틀 케이크'와 계란판에 담아 판매되는 '에그 파운드' 등 패키지에 특징을 더한 것들이다. 특히 4구 기준 6500원에 판매 중인 에그 파운드는 초콜릿, 말차, 커피, 얼그레이 등 네 가지 맛이 각각 다른 색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제빵과 요리를 전공했다는 사장 조민영(29)씨는 디저트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던 중 독특한 콘셉트를 가미해 차별화를 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래 이 자리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했는데 워낙 비슷한 가게가 많아 경쟁이 심했다. 판매 전략을 바꿔 두 달 전부터 디저트 편의점을 시작했는데 확실히 카페를 운영할 때보다 손님이 많아졌고, 매출도 두 달 동안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뻔한 제품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해 독특하고 신선한 디저트 상품을 개발해 내놓았다. 주요 고객층은 20~30대 여성들이다. 특히 에그 파운드는 하루에 80개가량 나갈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디저트 인기가 높아진 만큼 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찾는 수요도 부쩍 늘어난 것 같다"고 부연했다.


2030 세대를 주축으로 한 디저트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비용적으로 접근이 쉽고, 여러 가지 비주얼이 나올 수 있다는 특성이 개성과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SNS 인증 문화'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NS에 올리기 위한 오마카세나 파인 다이닝은 비싼 가격으로 인해 심리적인 허들이 높다. 하지만 디저트는 가볍게 적은 양을 먹을 수 있어 대중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 일반 요리와 비교해 외형에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음식이란 점도 유행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방송이 유행의 트리거가 되고, SNS가 트렌드를 주도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디저트의 기본적인 속성은 SNS와 결합해 유행을 끌기에 용이하다는 거다. 디저트 열풍은 종류만 바뀌면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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