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청사진을 내놨다. 이달 3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케이뱅크의 향후 성장 전략과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그동안 가계금융(가계대출)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는 가계금융과 기업금융,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장의 3대 축으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 비즈니스와 관련해 최 행장은 ‘혁신 투자 허브’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주식, 채권과 같은 전통적 투자상품은 물론 가상자산, 비상장주식, 미술품 등까지 케이뱅크 앱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1단계’는 완료했다는 게 그의 평가다.
최 행장은 “지속적으로 투자 가능 상품군을 늘려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서 완성도를 높이고, 이후 AI 기반 투자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최 행장은 AI 기반 투자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이달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일부를 AI 같은 첨단 기술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케이뱅크 직원들의 업무 프로세스에 AI가 많이 쓰이고 있다”며 “고객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기 위해 AI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최근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대출 공급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 속에서 여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지난 8월엔 국내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상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하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2026년까지 개인사업자 대상 비대면 대출의 담보물을 다양화하고, 2027년 상반기엔 국내 최초로 중소법인(SME) 대상 100% 비대면 대출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 행장은 “최근 하루에 1000건 이상의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신청이 접수되고 있다”며 “IPO로 조달한 자금은 주로 올해 새로 출시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재원으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행장은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낮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 잔액 중에서 업비트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엔 52.9%에 달했지만, 올해 6월 말엔 16.9%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 행장은 “업비트 예치금은 한 푼도 대출 재원으로 쓰이지 않고 모두 유동성 높은 머니마켓펀드(MMF)나 국공채에 투자해 운용하고 있다”며 “업비트 예치금이 일시에 빠지더라도 유동성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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