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가 대신 갚은 전세금 3.4조…회수는 5300억 그쳐

입력 2024-10-16 07:58   수정 2024-10-16 08:07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악성 임대인의 전세보증금을 3조원 넘게 대신 갚아줬지만, 대부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 보증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 회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HUG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변제한 건수는 1만7021건, 변제액은 3조4152억원이다.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3번 이상 이를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1년간 보증 채무를 아예 갚지 않은 악성 임대인을 뜻한다. HUG가 이들에게 회수한 금액은 5324억원에 그쳐 2조8828억원이 미회수 채권 잔액으로 남았다.

미회수 채권 잔액 중 97.6%인 2조8139억원은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수도권 평균 회수율은 15.2%(5034억원)에 그쳤다.

서울의 경우 HUG가 대신 변제한 1조1749억원 가운데 2854억원만 돌려받아 회수율이 21.4%로 나타났다. 아직 받지 못한 미회수 채권 잔액은 1조494억원에 달했다.

인천은 변제액 1조1749억원 가운데 803억원만 회수해 회수율이 6.8%까지 떨어졌다. 채권 잔액은 1조945억원이었다. 경기도는 8077억원 중 1377억원을 돌려받아 회수율 17%로 집계됐다. 채권 잔액은 6700억원이다.

시군구 별로 보면 전세 보증 대위변제 잔액은 전세 사기 지역에 집중됐다. 서울은 △강서구(4125억원) △양천구(1288억원) △구로구(1225억원) △금천구(1021억원) 순으로 채권 잔액이 컸다.

인천은 △부평구(3491억원) △미추홀구(3086억원) △남동구(1939억원) △서구(1544억원) 순으로, 경기는 △부천시(2971억원) △고양시(594억원) △안양시(484억원) 등 순이었다.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9월 말 기준 849명으로, △경기(269명) △서울(249명) △인천(168명) 등 수도권 거주자가 많았다.

박 의원은 "전세 사기 주범인 이들이 서민들의 삶을 짓밟는 것뿐만 아니라 공기업의 재정 건전성까지 파탄 내고 있다"며 "정부는 악성 임대인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다시는 전세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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