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손실 구간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2000억원어치 이상의 상품이 손실 위기였지만 이후 H지수가 올라 모두 이 구간에서 탈출했다. 다만 “증시 반등의 배경이 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대책이 아직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전체 대책이 발표됐을 때 내용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 증시가 재차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H지수가 반등해 이들 상품이 손실 구간에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발표한 게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 등은 지난달 24일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발표했고, 지난달 26일 재정 확대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각종 경기 부양 조치 시행 계획을 연이어 내놨다. 이 영향으로 H지수는 지난달 월 저점부터 이달 11일까지 27.38% 반등했다. 지난달 손실 위기에 처한 H지수 ELS의 기초자산 값 하락폭(발행일 대비)은 17~19%로 줄었다. 노녹인형 ELS의 손실 조건인 ‘35% 초과 하락’에서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린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녹인형 상품은 2021년 당시 은행 창구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판매된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 H지수 반등으로 은행과 투자자가 한시름 놨다”고 했다. 다만 H지수가 다시 하락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구체적인 재정 확대 정책의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중국 재정부는 ‘곧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신호를 줬지만 후속 조치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할지는 불확실하다”며 “실망감이 퍼지면 중국 증시가 재차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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