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환경부 직원들은 김 장관의 호된 질책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가 뭘까. 김 장관은 하루 묵을 호텔방을 지나치게 큰 방으로 예약한 것은 과도한 의전이라고 직원들을 나무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는 3개국 장관들이 묵는 호텔방을 일괄 예약했다. 대형 호텔룸을 선호하는 중국측 요청에 맞춰 김 장관의 숙소도 이에 버금가는 규모로 정한 것이다.
지난 7월 환경부 장관으로 취임한 김 장관은 직원들을 향해 수시로 의전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 환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과도한 의전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예컨대 차량에 타거나 내릴 때 직원들이 달려와 차문을 열어주는 의전을 금지했다. 현장을 방문할 때도 수행 인력을 최소화하고 있다.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김 장관은 예산실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의전을 기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국장급 간부들의 복장도 자율에 맡겼다. 김 장관은 국무회의나 외부 일정이 없을 경우엔 청바지 차림으로 편하게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환경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 때문에 실·국장급 간부들의 복장도 면바지를 입는 등 크게 달라졌다.
특히 김 장관은 해외 출장시 항공편 일등석을 절대로 예약하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다. 공무원 여비 규정 등에 따라 장관급 공무원은 항공편 일등석을 탈 수 있는 운임비가 지급된다. 하지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 무조건 비즈니스석으로 예약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 직원들은 내달 아제르바이젠 수도인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항공편 예약을 급히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COP29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항공편 일등석을 예약했는데, 김 장관의 지시에 따라 급히 비즈니스석으로 좌석을 바꾼 것이다.
김 장관의 파격적인 의전 행보에 환경부 공무원들은 대체적으로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다만 그동안의 의전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환경부 공무원들의 습관이 쉽사리 바뀌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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