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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버터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연말 대목을 앞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인건비와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원가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버터 가격까지 오르면서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유럽에너지거래소(EEX)에서 11월 만기 버터 선물 가격은 t당 7300달러로 1년 전보다 53% 올랐다. 지난달 중순 사상 최고가인 8050달러를 찍은 뒤 소폭 내린 수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유럽 도매 버터 가격은 지난달 29일 t당 8706달러를 기록해 1년 전 동기보다 83% 상승했다.
공급 부족이 버터 가격을 끌어올렸다. 지난 7월 EU 우유 원유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53% 줄었다. 네덜란드, 독일 등 축사를 덮친 가축성 전염병 블루텅병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블루텅병에 감염된 젖소는 9~10주간 우유 생산량이 2파운드가량 감소한다. 미국 농가도 젖소 사이에서 퍼지는 조류독감바이러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가공 업체들이 부족한 우유를 버터보다 수익성이 높은 치즈 등을 만드는 데 쓰면서 버터 가격이 올랐다. 올해 초부터 7월까지 EU 치즈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반면 버터 생산량은 1.6% 감소했다. USDA는 젖소 개체 수와 개체별 우유 생산량 감소로 올해 버터 가격 전망을 작년보다 15% 오른 파운드(0.45㎏)당 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USDA는 “부족한 우유 공급량과 견고한 수요로 2025년까지 버터 가격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전문 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버터 시장 매출은 420억달러(약 57조원)로, 2022년보다 8%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버터 시장 매출은 2029년까지 매년 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코코아·커피 등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베이커리업계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코코아 선물은 전년 동월 대비 120.05% 상승한 t당 7998달러에 거래됐다. 아라비카 커피 선물도 같은 기간 63.20% 올랐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체들엔 비상이 걸렸다. 주요 원재료인 밀 국제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계란과 설탕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선 최대 대목인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지난달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선물용 양과 등 일부 제품 소비자가격을 평균 5.6%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버터 샤브레쿠키’ 가격은 종전 57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랐다. 파리바게뜨는 작년 2월 제품 가격을 평균 6.6% 올린 후 1년8개월간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버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용 버터는 상당 부분 비축해뒀다”며 “당장 가격을 올리기보다 버터 가격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엽/하헌형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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