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사무실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던 본인의 깊은 개인사와 가정사가 오갔다. 밤이 깊어갈수록 우리들 사이에 특별한 에너지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각자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는 서로의 깊은 마음을 노크했고, 형식적으로만 대하던 사람들 사이에 진심이 오감을 느꼈다.
이런 경험은 고운세상의 독서 모임 ‘코나투스’에서도 있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각자의 고충과 고민을 털어놓게 됐다. 그 순간 우리는 단순한 직장 동료를 넘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진정한 공동체 느낌을 받았다. 많은 이가 직장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감정을 숨기다 보면 점차 감정을 느끼는 능력마저 잃게 된다. 불행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다행일지 모르지만, 행복마저 느낄 수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일터는 결국 억압의 공간일 뿐이다. 물론 자신의 약점 혹은 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고 걱정될 수 있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는 방어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히려 내가 먼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도 경계심을 풀고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를 심리학에선 ‘자기 개방’이라고 한다.
흔히 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금기시된다. 특히 기업 문화에서는 더 그렇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우리를 더 약하게 만든다고 본다. 함께 취약해질 때 우리는 진정으로 강해질 수 있다. 고운세상을 이끌며 깨달은 중요한 교훈이다. 경영자인 나를 포함해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으며 고운세상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며 성장하는 조직이다. 우리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면 되지, 완벽할 필요도 완벽할 수도 없다. 힘들면 힘들다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도 된다. 고운세상은 약한 모습을 보여도 안전한, 진짜 동료들이 있는 일터다.
사람이 먼저고 비즈니스는 그다음이다. 누군가의 아픔을 알아야 그 사람을 진정으로 알 수 있다. 서로의 아픔에 귀 기울일 때 연대감이 피어나고, 이는 곧 강력한 팀워크로 이어진다. 조직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전략도 소용없다. 함께 취약해지는 것이 모두가 강해지는 길이다. 그러니 취약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당신 그 자체로도 사랑과 존중을 받기에 충분한 사람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