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부품사 현대모비스가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슬로바키아에 전기차 구동(PE) 시스템 공장을 만든다. 현대모비스는 슬로바키아 정부와 노바키 지역에 PE 시스템 공장을 신축하는 내용 등을 담은 35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체코와 스페인에 이은 현대모비스의 세 번째 유럽 전동화 거점이자 유럽 첫 PE 시스템 생산 거점이다.
PE 시스템은 전기모터와 인버터, 감속기가 통합된 전동화 구동 장치다. 내연기관 차에서 엔진과 변속기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이번 협약에는 기존 현대모비스 질리나 공장에 전기차용 제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대모비스는 기아,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 글로벌 완성차 생산기지가 모여 있는 슬로바키아를 전동화 주요 거점으로 택했다. 볼보도 이곳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은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이다. 현대모비스는 스페인에서 폭스바겐에 납품하기 위한 배터리 시스템(BSA)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이번 공장은 축구장 14개 크기인 약 10만5700㎡ 부지에 들어서며 연산 30만 대 규모의 PE 시스템을 생산한다. 총 2500억원이 투입되며, 내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기존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부지 내에 신축되는 제동 시스템과 에어백 생산 공장에는 약 950억원이 투입된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슬로바키아 정부 지원 아래 노바키 지역에 건설하는 PE 시스템 신공장을 중심으로 중부 유럽 지역에서 전동화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유럽뿐 아니라 국내외 전략적 요충지마다 전동화 거점을 늘리고 있다. 북미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지난 6월 미국 앨라배마에서 BSA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들어서는 조지아에도 BSA 및 PE 시스템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인도네시아 배터리 시스템 공장은 7월부터 양산 가동을 시작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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