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함께 태평양 북서부 해역을 표류하던 러시아 남성이 두 달 만에 극적으로 혼자 구조됐다.
15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매체 등 보도에 따르면 미하일 피추긴(Mikhail Pichugin)이란 이름의 40대 남성은 두 달간 태평양 북서부 해역을 표류하다 전날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해안에 있는 우스트-하이류조보 마을 인근 어부들에게 발견됐다.
앞선 8월 9일 피추긴은 형, 형의 아들인 15세 조카와 함께 작은 배를 타고 하바롭스크주에서 출발해 사할린섬의 오하 마을을 향해 항해에 나섰다. 그러나 배의 엔진이 고장 나면서 이들은 67일간 바다를 표류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당시 어부들이 피추긴이 탄 배에 밧줄을 던져 그를 구조하는 모습이 담겼다. 배에는 피추긴과 2구의 시신도 함께 발견됐다.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은 피추긴은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밧줄을 붙잡고 무사히 구조됐다.
구조 당시 이 배는 당초 목적지에서 약 1000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현지인들은 표류 기간 동안 강한 폭풍이 몰려온 적도 있었는데 작은 배가 두 달 넘게 전복되지 않고, 피추긴이 생존한 것은 기적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피추긴은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한편 지난 2014년에는 바다에서 438일을 표류한 엘살바도르 출신 어부가 태평양 한가운데 마셜 제도에서 구조돼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수분 보충을 위해 바다거북의 피와 자신의 소변, 빗물을 받아 마시고 물고기와 새를 잡아먹으며 생존할 수 있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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