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서 8400만원 훔쳐 불법도박…간 큰 강원랜드 직원

입력 2024-10-17 08:00   수정 2024-10-17 08:01


강원랜드에서 직원이 입장권 판매대금을 절도해 불법 도박해 전액 손실을 입히는 등 심각한 불법 비위 행위들이 자행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임직원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은 59명이다. 징계 유형을 보면 △직무태만 28건 △경제비위 16건 △갑질 7건 △성비위 4건 △음주 및 뺑소니 비위 4건 등이다.

징계 사례를 보면 직원 A는 물품보관소 내 금고에 보관된 입장권 판매대금 5400만원을 다섯 차례에 걸쳐 훔쳤다가, 그다음 날 몰래 전액 반납했다. 범행이 적발되지 않자, 이번에는 8400만원을 네 차례 훔쳐 불법 도박 사이트에 투자했다가 전액을 잃고 면직됐다.

문서를 위조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드러낸 직원도 있었다. 직원 B는 이혼 후 자녀를 양육하지 않으면서 4개월간 육아휴직, 육아기근로시간단축, 가족돌봄휴가를 이용했다. 더욱이 이를 숨기기 위해 사실확인서 등 문서를 조작해 제출하다 적발돼 정직 처분을 받았다.

갑질도 더러 있었다. 직원 C는 주먹으로 위협을 가하고, 목덜미를 잡고 건물 밖으로 강제로 끌고 가는 폭행을 저질렀음에도 근신 1일에 처했다. 직원 D는 택시 안에서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을 해 분리 조치 된 후 피해자에게 "잃을 게 없는 사람이 더 무섭다"라는 메시지를 보내 위협을 가했음에도 근신 처분을 받았다 .

특히 사례에서 언급된 이들 모두는 4급 이상 고위직 임직원이었다. 고위직에서 중대 비위가 발생했다는 점은 강원랜드의 공직기강 해이의 심각성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지난 3년간 징계를 받은 임직원 중 4급 이상 고위직이 87.4%(50명)를 차지했다.

오 의원은 "끊임없는 발생하는 고위직 비위로 강원랜드는 공정과 신뢰를 잃고 있다"며 "고위직 임직원의 비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벌해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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