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새 4억 뛰었다" 집주인 환호…분위기 달라진 이유가

입력 2024-10-17 14:00   수정 2024-10-17 14:59


서울 집값이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전반적으로 주춤한 가운데 신축 단지와 재건축 호재가 있는 단지들에선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집값은 0.11% 상승해 전주(0.1%)보다 소폭 올랐다. 서울 집값은 지난 8월 둘째 주(12일) 0.32%로 올해 들어 주간 단위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점점 상승률이 줄어들고 있다.

먼저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곳들이 움직였다. 서울 25개 가운데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0.27%)에선 개포동과 압구정동이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1차(12, 13, 21, 22, 31, 32, 33동)’ 전용 131㎡는 지난 15일 54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7월 거래된 49억5000만원보다 5억4000만원 상승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 전용 74㎡는 지난 8일 28억원에 손바뀜해 지난달 27일 거래된 27억8000만원보다 2000만원이 더 올랐다. 이 면적대는 지난 4월만 하더라도 24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반년 만에 4억원 가까이 뛰었다.

용산구(0.19%) 집값도 큰 폭 상승했다. 이촌동에 있는 ‘리버뷰’ 전용 138㎡는 지난 12일 15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2022년 3월 14억8000만원이 마지막 거래였는데 2년 8개월 만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영등포구(0.11%)도 재건축 단지들이 강세를 보였다. 여의도동에 있는 ‘미성’ 전용 92㎡는 지난 15일 22억원에 거래돼 지난 6월 거래된 17억9000만원보다 4억원 이상 상승했다. 같은 동 ‘삼부’ 전용 175㎡도 지난 1일 43억5000만원에 팔려 지난 5월 기록한 42억원보다 1억5000만원이 더 뛰었다.

신축, 준신축급 단지에서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마포구(0.18%) 망원동에 있는 ‘마포월드컵제이스카이’ 전용 59㎡는 지난 12일 7억3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맺어졌다. 지난해 9월(5억8000만원)이후 첫 거래인데 당시보다 1억5000만원 상승했다.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42㎡도 지난 3일 12억4000만원에 손바뀜해 지난 7월에 거래된 9억75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뛰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지난 14일 42억원에 팔려 직전 거래인 41억원(9월)보다 1억원 뛰었다.

이 밖에 서초구(0.18%), 광진구(0.15%), 서대문구(0.14%), 강동구(0.12%) 등 다른 자치구에서도 집값이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 규제 영향 등으로 전반적인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망세가 지속 중"이라면서 "다만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신축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면서 전체 상승 폭을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셋값은 0.1% 올라 전주와 동일했다.

성동구(0.25%)는 행당동과 성수동 역세권 단지에서 가격이 뛰었다. 광진구(0.17%)는 광장동과 자양동 학군지 위주로, 서대문구(0.16%)는 남가좌동과 북아현동에 있는 단지들에서 가격이 상승했다. 강남구(0.15%), 은평구(0.1%), 서초구(0.13%), 영등포구(0.1%), 양천구(0.09%) 등도 강세를 보였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세입자들의 수요가 꾸준한 선호 단지 매물 부족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일부 단지에서 전셋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하락 거래가 나오는 등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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