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일 발표한 ‘공사비 3대 안정화 방안’의 핵심은 해외 시멘트 수입 지원이다. 저렴한 중국산 시멘트 등을 들여와 공사 원가를 낮춰주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시멘트가 실제 수입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쉽게 굳는 특성상 저장시설 설치 등 수반되는 비용도 적지 않다. 건설회사 관계자는 “국내 시멘트사의 가격 인하를 압박할 순 있겠지만, 시멘트가 전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가 안 돼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손보고, 청년층을 공사 현장에 끌어들이겠다는 인력 수급 대책과 관련해서도 “구체성과 현실성이 떨어지는 선언적 내용”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걸림돌은 안전·품질 관련 규제가 너무 강해 공사기간 및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라며 “층간소음, 제로에너지, 소방 관련 규제 등을 일부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싱가포르처럼 모듈러나 PC(프리캐스트)공법 활성화에 나서 안전·리스크 관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건물의 뼈대 등을 공장에서 만들고 현장에선 조립만 하면 사고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비용도 감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개별 발주하는 전기 및 정보통신, 소방 등을 통합 발주해 공장에서 한꺼번에 찍어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정부의 기술·재정 지원 등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등으로 고사 직전에 놓인 지방·중소형 건설사는 눈에 보이는 단기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등 세금 감면 등을 통해 수요를 진작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며 “PF 보증 문턱을 낮춰 금융비용 부담도 덜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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