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가 주목하는 로봇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소에서 분리 독립한 뒤 구글과 소프트뱅크를 거쳐 2020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됐다. 아틀라스 외에 ‘로봇 개’로 불리는 4족 보행 로봇 ‘스폿’,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 등을 개발했다. 2016년 미국에서 문을 연 TRI는 로봇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LBM 개발에서 역량을 쌓은 연구소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복잡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로봇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로 자동차 생산단가를 끌어내리는 동시에 불량률도 잡겠다는 얘기다.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면서 얻은 각종 노하우를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적용하는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에서 테슬라보다 뒤처진 현대차와 도요타가 손을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 홀로 개발’보다는 협업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완성도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는 수년 내에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을 공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해당 로봇이 도요타 공장에도 투입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오는 27일 ‘현대N·도요타 가주레이싱(GR) 페스티벌’을 공동 개최하고 양사의 수소 콘셉트카를 선보이는 등 협업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사업 파트너’는 도요타뿐만 아니다. 지난달에는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달 4일엔 미국 알파벳 자회사인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여러 글로벌 기업과 손을 잡는 건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협업을 통해 천문학적인 돈과 시간이 드는 미래 모빌리티 개발 비용을 아끼고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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