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7살 여자아이가 길을 걷던 중 전자담배가 폭발해 오른쪽 눈을 잃게 됐다.
15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 선'의 보도에 따르면 루비 그레인저(7)가 최근 아이스크림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폭발 사고를 겪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루비는 아이스크림을 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닥불 옆을 지났다. 그때 모닥불에서 갑자기 뭔가가 폭발했고 루비의 얼굴과 오른쪽 눈을 타격했다. 루비의 어머니 키아라 그레인저는 "집에 루비가 돌아왔는데 그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 루비가 소리 지르고 몸을 엄청나게 떨었다. 얼굴에는 피가 흘렀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키아라는 곧장 앰뷸런스를 불렀고 루비는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
루비를 치료했던 의료진은 응급 수술 중 루비의 눈을 제거해야 했다. 의료진은 "폭발 사고로 실려 온 환자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눈을 아예 제거해야 하는 환자는 처음이었다. 으깬 감자처럼 눈이 처참하게 부상 입은 상태였다"라고 밝혔다. 키아라는 "루비의 눈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아직도 믿기 힘들다. 할 수만 있다면 내 눈을 주고 싶은 심경이다"라고 괴로워했다. 현재 루비는 의안을 이식하는 수술을 앞두고 있다.
사고 후 현장에서는 여러 개의 타버린 전자담배가 발견됐다. 누군가 불 속에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루비의 눈을 손상 시킨 것은 전자담배 '배터리 산성(battery acid)'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배터리 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 중 산성 성분을 의미한다. 특히 리튬 이온 배터리와 같은 전자기기 배터리에는 강력한 산화제나 전해질로 사용되는 화학물질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산성을 뗘 배터리가 손상되거나 폭발하면 피부와 눈에 심각한 화학적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전자담배 폭발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배터리를 적절한 보호장치에 담아 안전하게 보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주머니나 가방, 여행 가방 등에 배터리를 노출시켜 보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전자담배는 제품에 동봉된 충전기를 사용하고 잠자는 중이나 외출 중에는 충전하지 않는 게 좋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과충전되지 않도록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만 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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