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폭력 가해 학생으로 연루된 경기도 성남시의회 의원이 17일 사과했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A 의원은 이날 낸 사과문에서 "피해를 본 학생과 가족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하며, 시민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 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 제 아이도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고 지난 일을 후회하며 뉘우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용서를 구했다.
경기도교육청과 성남시의회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한 초등학교 6학년 4명이 지난 4~6월 동급생인 B 학생에게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을 수행하겠다며 몸을 짓누르는 등 폭력을 저질렀다.
교육 당국은 신고받고 조사에 나서 학교폭력 사실을 확인했으며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서면사과와 학급교체 조치를 했다. 가담 정도가 덜한 1명에게는 서면사과와 학교에서의 봉사 4시간, 나머지 1명에게는 서면사과 조치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한 피해 학생의 부모도 학급교체를 요청해 피해 학생 역시 학급이 교체됐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학생의 의사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차원에서 이루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학폭 처분은 서면사과인 1호부터 퇴학인 9호까지 총 9개로 나뉜다. 7호 조치에 해당하는 학급교체 등 6호 이상 처분은 중대한 학교폭력으로 판단 받아 4년 동안 학교생활기록부에 남게 된다.
최근 가해 학생 가운데 시의원 자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시의회 민주당 의원 일부는 16일 성남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시의원의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17일 오후 기준 성남시의회 자유게시판에도 A 의원 사퇴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60여개 이상 올라왔다.
성남 지역 맘 카페에도 A 의원에 대한 글이 잇따르고 있다.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화가 난다", "성남시에도 실망"처럼 A 의원 행보를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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