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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 격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금 현물 가격이 처음으로 온스당 2700달러를 돌파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현물은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18일 오전 11시30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0.7% 오른 트로이온스(약 31.1g)당 2711.52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 가격이 27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같은 시간 금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0.54% 오른 트로이온스당 2722.2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26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2708.7달러)를 3주 만에 경신했다.
이날 금값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발표한 이후 급등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인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주도해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인물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비로소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다"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동 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5일 치뤄질 미국 대선도 금값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공화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모두 미국 경제에 각기 다른 위험을 가하고 있다"며 "누가 승리하든 금값은 추가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니테시 샤 위즈덤트리 원자재 전략가는 "중동 우려와 더불어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지정학적·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금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안전한 투자처로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파생상품 전략 총책은 "최근 런던금시장협회(LBMA) 연차 총회 참가자들이 향후 1년 내 금 가격이 3000달러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한 소식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값은 지속적인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에 힘입어 올해 들어 3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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