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금으로 사먹었는데…한우 1년 새 20만마리 줄었다

입력 2024-10-18 12:00   수정 2024-10-18 14:13



한우 사육 마릿수가 1년 새 20만마리 넘게 줄어들었다. 도매가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우농가도 부담이 점차 덜해질 전망이다.

18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 3분기 가축 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축 동향 조사는 한·육우와 젖소, 돼지, 닭, 오리를 대상으로 매 분기(3·6·9·12월) 1일 0시 기준 가축의 가구(농장) 수와 마릿수를 조사한 자료다.

3분기 가축 사육 마릿수를 축종별로 보면, 한·육우는 354만1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5.6%(21만1000마리) 감소했다. 젖소는 37만9000마리로 1.8%(7000마리), 돼지는 1118만2000마리로 1.9%(21만6000마리), 육용 닭은 8573만7000마리로 4.6%(411만7000마리)씩 각각 줄었다.


산란계와 오리는 사육 마릿수가 늘었다. 올 3분기 산란계는 8054만5000마리로 5.8%(441만8000마리), 오리는 924만1000마리로 4.9%(43만5000마리)씩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다.

공급과잉으로 도매가격이 폭락한 한우의 사육감소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 정보에 따르면 이달 1~17일 일평균 한우(등심) 1㎏ 도매가격은 6만4440원으로, 3년 전(2021년) 같은 기간(8만1397원)보다 20.8% 떨어졌다.

한우는 축산물 중에서도 ‘사치품’으로 꼽힌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수요와 생산이 동시에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우 사육 두수가 2019년 307만8000마리로 처음 3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부터 공급 과잉 우려가 퍼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나서 “한우 사육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정부는 한우 감축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문제는 코로나19 당시 재난지원금이 배포되면서 일시적으로 한우 수요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해외여행과 대면 접촉이 막힌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받은 시민들이 평소 비싸서 구입하기 어렵던 한우를 사들이며 수요가 몰리자 농가들은 앞다퉈 한우 사육두수를 늘렸다. 한우 사육 두수는 2020년 322만7000마리, 2021년 341만5000마리, 2022년 355만7000마리, 작년 350만1000마리로 늘었다.

한우 사육 규모는 당분간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올 3분기 한우 사육두수를 연령대별로 보면 2세 이상 한·육우는 164만4000마리로 전년 동월(164만1000마리) 대비 3000마리 늘었지만, 1세 미만의 경우 102만1000마리에서 1년 새 90만4000마리로 10만마리 넘게 줄었다. 한우를 사육하는 농장 수도 2020년 9만3178곳에서 지난 9월 8만3021곳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은 “비육우(수컷) 출하 대기로 2세 이상 마릿수는 증가했지만, 암소 도축 증가로 1세 미만과 1~2세 미만 마릿수가 각각 감소했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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